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봇치 더 록! + 그 비스크 돌은 사랑을 한다 - 일본 애니의 새로운 완성형일까 새 직장과 환경에 익숙해지면서, 식사 때에는 애니 한 편을 틀어두고 보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포스팅에도 시간이 많이 드는지라 개별 포스팅은 하지 않으려 했는데... '다음엔 뭐 보지' 기분으로 가볍게 보기 시작한 '봇치 더 록!'(이하 봇치) ... 바로 12편까지 다 정주행 해버렸다. 봇치의 경우 소리가 가장 두드러졌다. 이렇게 쿨&클리어 경향의 사운드를 들려준 애니가 있었던가? 톤, 오디오적 감성, 녹음과 믹싱, 마스터링 차원에서의 얘기지만, 정말 깨끗하고 또렷하다. 단 주연들의 목소리나 강조하는 음역대가 비슷해서인지, 나중에는 약간 귀에 피로감이 오기도 한다. 이것은 작품으로서도 마찬가지인데, 짧고 빠른 패턴으로 반복되는 느낌이 쌓여서 뒤쪽으로 갈수록 조금은 피로감이 느껴진다. 뒤늦게야 원작이 4.. 2022. 12. 28.
2021~2022년 감상한 기타 작품들 ※ 별표 표시는 무작위 대상으로 추천하는 기준. - ☆ 추천 - ★ 강추 고래의 아이들은 모래 위에서 노래한다 (2017) - 작품은 잘 만들었지만 아무래도 좀 무미건조한 느낌. 볼 때는 재미있게 보았으나 별다른 기억이 남아있지 않은것이 무엇보다도 큰 증거(...). 특유의 분위기가 와닿는다면 볼 만 하다. 스노하라장의 관리인씨 (2018) - 은근한(?) 에로함이랑 힐링이 결합된다는 점이 뭐랄까... 비평적으로 보았을 때엔 상당히 흥미롭다. 어차피 받아들일만한 청자층은 충분하다 이건가... 하긴 이성에게서 부모를 찾는다고도 하니. 뭐랄까, 속은 여린 오덕 친구들에게 주는 크리스마스 선물같은 느낌. 귀멸의 칼날 1기 (2019)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 (2021) - 왕도계 대중 애니메이션으로서 한 시.. 2022. 12. 8.
Sonny Boy - 간만의 문제작. 엔딩에 대한 고찰 소니 보이는 사실 그 메세지적인 측면에서는 1편 만으로도 완성이 되어있는 작품이다. 초반 에피소드들에서는 말그대로 그 나이때 아이들이 겪을만한 고민, 갈등, 생각들이 주를 이루고 후반으로 가면서는 조금 더 총체적인 세계관에 대해 비중을 두고 있지만, 어찌 보면 '관측'하는 지점이 각 화마다 다를 뿐, 주제의식이나 메세지는 한결같은 모습을 유지한다. 일단 정주행을 마친 분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 작품은 꾸준하고 일관적이기는 하지만 설정 면에서 레이어를 너무 층층이 쌓아놓고, 정보 전달을 연출에 너무 많이 의존해서 완주하기는 피곤한 작품이다. 심지어 일반적인 작품이라고 생각하기엔 그냥 버려지거나 해명되지 않은 것들 ~ 특히 캐릭터들 ~ 도 너무 많다. 이 작품이 가장 문제적(?)인 이유는, 현실 세계.. 2022. 4. 22.
울려라! 유포니엄 - 리즈와 파랑새 성장의 한 페이지에 현미경을 갖다 댄 것 같은 작품. 이야기의 범위가 굉장히 작고 좁은데, 덕분에 순간이 영원으로 느껴질 만큼 극도로 세밀하게 순간 순간에 포커스를 맞추고, 암시와 은유가 뚜렷하게 반복되며 제시된다. 아마도 영상 미디어의 연출에 관한 교재로서는 상당히 좋은 작품이지 않을까? 리즈와 파랑새의 관계역전 등 전반적인 요소들은 바로 가늠할 수 있었지만 (어디까지나 능동적인 쪽은 리즈이며, 파랑새는 순수하고 리즈를 좋아하는 점이 강조된다. '혼자'라는 키워드로 초반에 미조레와 리즈를 연결시키지만, 사실 리즈는 그림같은 집에서 신선처럼 사는걸 선호할 뿐 딱히 외톨이처럼 보이지도 않는다(...)), '복어가 뭐지...?' 싶었는데, 다른 분의 리뷰 글을 보고 아하... 할 수 있었다. '울려라! 유포.. 2022. 4. 6.
기동전사 건담: 섬광의 하사웨이 해석은 나무위키에 너무 잘 되어있다. 아직도 몇가지 대사는 약간 아리송한 감이 있지만. 감독은 맡지 않았더라도 과연 명불허전 토미노 옹 원작이라 그런지, 특유의 불친절한 (하지만 덕분에 재미있는) 대사나 상황 묘사들이 산적해 있다. 완성도 높은 세계관 / 개연성 설정 때문에 각자 할 말만 하고 자기 할 행동만 하는 것은 묘하게 현실적이라는 느낌을 보강해 주는데, 현지 관계자들의 찬사대로 영화와 애니 중간의 어딘가에 있는듯한 이 작품과는 시너지 효과가 크게 난다. (사실 도중 블루 피리어드나 코미양 등 작품을 보았지만 굳이 리뷰는 적지 않았는데, 역시 토미노옹 작품은 리뷰욕을 자극한다...) 역습의 샤아와 실제 이어지는 부분도 크지만, 장면 연출 등에서도 오마쥬(?)한 부분들이 많다. 또다른 하나가 생각난.. 2022. 4. 1.
H2 - '힘내, 지지 마' 와 히까리의 마음. 그 시기를 지나왔던, 문화감수성에 예민했던 아이들에게 H2라는 작품과 이 장면이 남긴 상흔은 굉장한 것 아니었을까. 대형언론의 문화부 기자가 된 소꿉친구의 카톡 프사에 불현듯 이 장면이 올라온 것을 보고 어찌나 놀랐던지... 그리고 지금, 새로운 생활을 앞두고 어쩌다 보니 '힘내 지지마'를 검색하고 있었다. 나는 H2를 대여섯번 넘게 되돌려보곤, 그 이후로도 어쩌다 한번씩 다시 보곤 했다. 그런데 그렇게 다시 봐도 '아, 이게 이 뜻이었구나' 하고 새롭게 깨닫는 장면들이 있더라. 해석이 갈릴만한 여지가 있는 몇몇 부분들에 대해서는 ~ 특히 최후반의 ~ 그때까지도 완벽하게 '아하' 에 도달하지는 못하고, 어슴푸레한 느낌만이 남아 있었지만, 시간이 흘러 흘러 여러 사람들의 글들을 보니, 작은 장면들 하나하나.. 2021. 5. 30.
바람이 분다 (風立ちぬ / The Wind Rises) "이 세상은 꿈이지..." '붉은 돼지'가 미야자키 하야오 개인의 '행적'을 다룬 이야기라고 한다면, "바람이 분다"는 더더욱 자신의 내면으로 들어가 자신이 가진 모순과 고뇌, 꿈... 자신의 존재 그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듯한 인상이다. "비행기랑 무기 좋아하면서 반전 부르짖는 모순에 대해서 이제 응답할 때도 되지 않았수?" 라는 스즈키 토시오 프로듀서의 질문에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영혼을 뒤흔드는 울림이 있었을 것이다. 예전에도 은퇴를 번복한 적은 있지만, 마치 순수한 유아기의 상태로 회귀하는 듯한 이 작품은 근래의 다른 어떤 작품보다도 이 거장의 유작으로 어울린다. 작품이 시작하면 미야자키 하야오가 어떤 의미로 이상향처럼 생각한다는, 추억 속 어린 시절의 세상이 펼쳐진다. 흑백으로밖에 존재.. 2020. 3. 11.
이 멋진 세계에 축복을! (この素晴らしい世界に祝福を!) 1~2기 요 몇년 동안은 라노벨이 떠오르면서, (이고깽에서 이어진) 이세계물이 부쩍 많이 나온 느낌이다. 2010년대에 가장 두드러진 메인스트림이 아닐까 싶을 정도. 여러가지 작품들이 나왔지만 어쩐지 그닥 내키지 않던 와중에, '클리셰 비틀기' 위주의 코미디 작품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호기심이 생겨서 본 작품인데, 가볍고 유쾌하게 잘 볼 수 있었다. 지인에게서 작품 소개를 들었을 때에는 뚜렷이 눈치채지 못했지만, 무의식적으로 내가 이 작품에 끌렸던 또다른 요소는 주인공들이 글러먹었다는 점이었던 것 같다. 보다 보니, 이 작품이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가장 큰 요소가 이 두가지 아닐까 싶다. 글러먹은 와중에도 끝내는 인도적인 선택을 하고, 극단적인 경우가 아니면 적당히 그런대로 살아가는 것은, 사실 굉장히 현실적인 공감.. 2020. 3. 2.
3월의 라이온 (3月のライオン) 시즌 1 & 2 처음 봤을 때에는 심드렁해서 미뤄뒀지만, 가만히 보고 있으니 서서히 빠져들게 되는 3월의 라이온. '약속의 네버랜드'를 성장물로 정의했다면, 3월의 라이온은 치유물이라고 생각한다. 고백하자면 개인적으로 '치유계' 작품들을 보고서는 힐링된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덕분인지 어지간한 것들은 잠깐 보다가 그냥 접어버리는 수준이지만(...). '치유' 역할의 중심인 카와모토 가족이 주는 느낌은 여타 작품들과 비슷함에도 이 작품이 치유물로서 기능할 수 있는 것은 역시 주인공인 키리야마 레이의 '삶을 살아가기 위한' 분투가 시청자들에게 강렬하게 와닿아서 그렇지 않을까. 카와모토 3자매의 경우 역시도 - 가정의 기능이 제대로 돌아가서 레이에게 따듯한 품이 되기는 하지만 - 깊은 상처가 뒷켠에 그늘을 드.. 2020. 2.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