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훌륭하다!' 라는겁니다. 그것도 한국에서 이런 작품이 나왔다니, 감격스러울 정도입니다. 타이트하게 짜여진 스토리 구성, 절정의 기량을 보여주는 연출과 '탄탄함'이라는 표현을 뛰어넘은 뎃셍/표현력... 무엇보다도 캣츠비가 돋보이는 것은 이것이 진정한, 막힘없는 '성인동화'이기 때문입니다. 마치 카우보이 비밥을 연상시키는, 담배연기 자욱한 청년들의 사랑이야기.
그러나 위대한 캣츠비는 자신을 어느 한 범주에 구속시키기보다는 '한국적'이라는 핵심요소로 인해 자신을 독자적으로 차별화시킵니다. 그것은 비단 무대배경이나 인물들뿐만이 아니라, 직선적인 솔직함과 잘 묵힌 강렬함이 느껴지는 내용에 전반적으로 진하게 배어있습니다.
또 하나 인상적인 것은 막판반전이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무의미한 열병처럼 유행이 되어버린, 이제는 낡아빠진 그 놈의 '막판반전'들과는 굉장히 그 질감이 다른, 훌륭한 반전을 위대한 캣츠비는 선사합니다. 캣츠비의 막판 반전은 단순히 사람에게 충격을 선사하기 위한 반전이 아닌, 스토리에 완성을 마무리짓기 위한 마지막 한 조각의 퍼즐으로 거기에 끼워넣어집니다. 이 반전은 생뚱맞다기보다는 그 동안 조금씩 드리워졌던 의문점들과, 현실과 비현실을 넘나드는 연출에 맞물려 굉장히 자연스럽게 스토리에 녹아듭니다. 단지 '반전을 위한 반전'이 아닌 '스토리를 완성시키는 반전'이라는 점에서, 위대한 캣츠비의 반전은 제가 본 그 어떤 반전보다도 뛰어납니다. 또 하나의 특이점은 이 반전은 만화라는 매체에 최적인 반전이라는 것이죠.
위대한 캣츠비의 거의 유일하다싶은 단점은 지나치게 감상적이고 진지하다는 점에 있습니다. 작가주의적이라는 것은 좋지만, 그 딱딱하고 무감정한 듯한 관찰자적 시각은 읽는 사람이 스토리를 따라가기가 지루하고 피곤할 정도라서, 군데군데를 무너뜨려주거나, 몰입도나 긴장감을 땡기고 놓아주는 호흡조절 등이 아쉬웠습니다. 가벼운 기분으로 보다가는 도중에 보다 말 것 같네요.
자 어찌되었든! 위대한 캣츠비는 정말 위대합니다. 강도하님 만세!! >ㅁ<)/
그 텁텁한 무게와 진지함을 이겨낼 수 있는, 아직 못본 많은 분들에게 일독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위대한 캣츠비 (다음 미디어) 링크:
http://cartoon.media.daum.net/list/group1/catsbe/cartoonlist.do?type=group1&mn=20603&su=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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