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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플렉스2

하늘의 소리 (ソ·ラ·ノ·ヲ·ト) [2010] 어느 날인가 '보노보 침팬지'라는 유인원 종에 대한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암컷 중심의 권력사회를 이루며, 투쟁이 아닌 완전 개방된 성행위로서 평화를 유지하는 종이라는 내용이었다. 물론 사회적으로 대게 성적 난교는 터부시되지만, [하늘의 소리]가 바라보는 궁극적인 것은, 희미하게나마 그런 것 아니었을까? '남성성이 지배하는 세계가 종언을 고한 뒤 (그 대안으로) 여성성이 갖는 희망' 같은. [하늘의 소리]는 여러모로 실험적인 태도가 돋보이는데, 특히 연출이나 미술, 소재 면에 있어서는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초반의 고퀄리티 애니메이션을 보면서는 감탄도 했지만, 동시에 애니메이션 제작의 기술적인 격차는 앞으로 갈수록 줄어들겠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개인적인 소회를 밝히자면 내가 이 작품을 주목하게 된 것.. 2010. 4. 6.
망념의 잠드 (亡念のザムド) [2008] [망념의 잠드]는 [교향시편 에우레카 세븐](이하 [에우레카])과 미야자키 하야오의 세계관(특히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와 [원령공주])을 합친 것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다만 [에우레카]가 중반에 이르기까지 크게 시청자를 빨아들이지 못한 것에 비해, [망념의 잠드]는 처음 시작부터 확 끌어당기지 못하는 점은 비슷하면서도 첫 두세편 만으로도 충분히 보는 이를 몰입시킨다. [망념의 잠드]의 중심을 이루는 것은 사실 어떤 특정한 장르적 특성보다는 훌륭한 드라마와 이야기 구성 자체에 있다. 망념(亡念)... 그것은 말하자면 한민족 고유의 정서라는 한(恨)의 느낌과 닮아있다. 잃어버린 것, 사무치게 그립지만 어쩔 수 없는 것. 작품에서 대항자 (안타고니스트) 역할을 하는 이 '어두움'의 묘사가 인상적인데, 그것.. 2009. 8.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