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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2015/2015

시원찮은 그녀를 위한 육성방법 (冴えない彼女の育てかた)

by 노바_j.5 2015. 7. 19.

카토 메구미같은 여자는 정말 있을까?


'사쿠라장의 애완그녀'에 이어서 참 불손한 제목을 가진 두번째 애니메이션 되시겠다.


『시원찮은 그녀를 위한 육성방법』(이하 사에카노)을 보면 시간이 많이 흐르긴 흘렀구나 싶다. 린 민메이아유카와 마도카 등의 스타 히로인들이 등장하고, 소위 '모에' 요소란 것들이 세일즈포인트로 자리잡고, 에로게 산업과 2차 창작 행사가 어느덧 어엿한 포맷으로 자리잡고... 이런 것들이 각각 하나의 코드로 자리잡지 못했다면, 사에카노 같은 작품들은 나오지 못했을 테니까.


만화와 게임 업계의 '현재'라는 토대 위에 작가가 심혈을 기울여 살포시 올려놓은 비장의 새 요소가 바로 카토 메구미 아닐까 싶다. 전반적으로 세련된 작가의 솜씨 덕도 있지만, 지금의 인기를 보면 이 레시피는 결과적으로 대성공이었다.


그런데 사실 이 작품의 두 주인공은 아무래도 속이 검은, 소위 '하라구로' 속성 아닌가 싶은 의혹이 꽤 생긴다. 나머지 히로인들은 ~기존에 존재하던 캐릭터 유형을 가져왔기 때문에 그런것도 있지만~ 꽤나 알기 쉬운 캐릭터들인데 비해, 두 주인공은 의외로 알쏭달쏭한 데가 많다. 아키 토모야는 개X끼 할렘 엔딩을 꿈꾸는 독점욕의 화신이라던가.


카토 메구미 역시 후반부에 무심코 "...카스미가오카 선배는 꽤 귀찮은 타입인가?" 라고 불만섞인 소리를 내뱉는 장면에서 보이지만, 속으로는 상당히 복잡한 캐릭터이다. 그런데 '흐릿한' 특유의 개성 때문에 그런 것인지, 예전에 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타입이라 그런 것인지, '호오 이것은 꽤나 있을법도 한데...?'라는 생각이 든다. 현실적으로는 조용히 주변에 묻어가면서 크게 자기를 내세우지 않고 두드러지는 개성이나 취미가 없는 여성들도 많기 때문이지만... 오호 통재라, 카토 메구미를 카토 메구미로 만들어주는 것은 범인(凡人)의 범주를 아득히 뛰어넘는 '이해'와 '헌신'에 있다. 괜히 디씨위키에서 성녀 및 여신으로 구분되는게 아니다. 


사람이란게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이라던가 감정, 본능이란 것이 있는데... 특별한 성장배경 없는 일개 여고생이 이런 성격이 되려면 현실적으로는 오히려 얀데레 급의 정신적 문제가 있을 지도?(...) 캐릭터는 역시 캐릭터인가 보다. 뭐, 환상 속의 히어로나 히로인이라는게 말도 안되는 요소 한두개 쯤은 다 있는거 아닌가. 카토 메구미의 캐릭터성이란, 축약하자면 '신시대형 야마토 나데시코'의 극단적인 모습이다. 촌스러운 옛 모습 그대로는 아니지만, 남자들이 옛부터 동경하던 이상적인 여성상의 핵심요소를 고스란히 갖고 있는, 현대적인 재해석이라고 할 수 있다.


작품 전반적인 퀄리티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작화가 무너질 때에도 신 배분 등으로 중요한 부분이나 여캐들 작화만큼은 일정 수준 이상 지켜낸다) 푸쉬도 엄청 받고 있고, 2기 제작도 결정되었다 하니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려봐야겠다. 에로로맨스코미디라서 너무 좋다 자극적인 것 아닌가 싶은 우려는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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