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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2020/2017

사쿠라 퀘스트 (サクラクエスト), 2017

by 노바_j.5 2019. 4. 20.

'일하는 여자아이 시리즈' 제 3편, 사쿠라 퀘스트를 보았다.

한국에도 2010년대에 귀농 붐이 일었던 적이 있지만, 최근에는 크게 다뤄지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 반면 일본은 인구 고령화와 더불어, 이제는 마을의 존속을 우려하며 이주민에게 빈 집을 무료로 제공하는 마을들까지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대도시보다는 한적한 지방을 선호하는 나로서는 이 작품의 소재가 상당히 매력적이었으나, 아마도 대중들에겐 시로바코 이후에 차별점을 둘 만한 신선함을 어필하지 못했으려나 싶다.

배경이 너무 잔잔한거 아닌가 싶어도, '평범한 사람들이 조금씩 힘을 모아 무언가를 성취해가는 과정을 소소한 터치로 풀어나가는' 작품의 본질적인 부분은 시로바코와 비교해서 큰 차이는 없다. 무던하고 현실적인 작풍에 나도 모르게 동화되어서 점진적으로 큰 감동을 이끌어내는 특유의 스타일은 역시 훌륭하다. 뭐, 전반적으로 고즈넉한 분위기는 확실히 자극적이지는 않지만... 반면 좀 더 차분한 느낌으로 볼 수도 있다.

젊은이들이 사회에 나가서 겪을 법한 여러가지 상황, 그 중에서도 좀 더 내면적인 의문이나 갈등을 비추는 데에 관해서는 이 쪽에 좀 더 점수를 주고 싶다. 소위 이야기하는 '자아찾기' 식의 이야기가 상대적으로 더 큰 비중을 가지고 있기도 하고. 사실 주인공들이 의욕적으로 열심히 으쌰으쌰하게 되는 원동력이 어디에 있을까가 상당히 흥미로운 부분중의 하나였는데, 작품을 보다보면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

마을을 부흥시키는 일의 핵심은 '문화'를 만들어 간다는 것,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장난감 황금용을 이용해서 지역 축제를 되살리는 등 깨달음을 주는 부분들이 많은데, 단 한가지 - 이 작품의 주된 주제 중 하나인 '외지로부터의 변화를 받아들여 살아남아간다' 라는 이야기 - 는 아무래도 일본적이라는 생각이 들게 되는, 약간은 이질감이 느껴지는 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