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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2015/2014

하마토라+Re:_하마토라 (ハマトラ)

by 노바_j.5 2015. 3. 25.

재료는 좋은데 왜 요리를 못하니 ㅜㅠ

눈에 띄는 작품이어서 봤다. 코우가 윤을 연상시키는 섬세한 라인과 감각적인 디자인, 선명한 느낌. 상당히 큰 프로젝트라고 들었는데 근래의 인상적인 작품들에게서 이것저것 많이 참작한 느낌이 든다. 이능력자들의 도심 군상극(?)이라는 점에서 가장 크게는 역시 '듀라라라!!' 일 것이고, '사이코패스'나 '바케모노가타리' 역시 영향이 있지 않을까 싶다.


기왕 본 작품 끝까지 보자 해서 보기는 했지만, 2기까지 모두 보고 나서도 역시나 조금은 후회가 된다. 시종일관 '헐겁다'는 느낌이 드는 각본과 몰입을 되려 방해하는 연출...(의도는 알겠는데 공감이 안간다거나. 2기 중반 이후의 전개를 보면 큰 시점에서의 완급조절도 좋지 못하다.) 특히 안타고니스트(적대자)들을 보고 있자면 사상이 유치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결말만은 좋다는 얘기도 있는데, 거의 데우스엑스마키나 급의 개입과 더불어 마지막에 우루루루 몰아서 모든것을 풀어내버리는 것이 좋은 결말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렇다고 의미나 설득력이 충분한 것도 아니고. 폼만 잡다 끝난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이 작품이 던지는 화두나 주제 그 자체는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니다. "뒤집을 수 없는 명백한 차이"에서 오는 갈등은 예컨데 미국의 총기소유권 문제나 국내에서 고개를 드는 "이제 개천에서 용이 나는 시대는 끝났다. 소위 '신분'의 차이는 아무리 발버둥 쳐도 극복할 수 없다"라는 식의 의식 등... 분명히 생각할 점이 많은 토픽이다.[각주:1] 최근 "스타트업 사업설명회에서 '세상의 문제를 인지하고, 그것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라는 의식의 보이면 그것은 좋은 기획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라는 말을 보았는데, 이런 면에서도 하마토라는 잠재력이 상당히 높은 작품이었다.


아까운 점이 많은 만큼 잠재적인 매력이 큰 작품이라 망작이라고까지 하기는 뭣하지만, 이정도 재료라면 못해도 수작 반열까진 가야 하는데... 아쉬울 따름이다. 캐릭터들의 매력으로 그래도 근근히 볼 수 있었으며, 건질 것은 2기 오프닝 '천의 날개'. ...그리고 코네코쨩의 목소리?




  1. - 한가지 흥미로운 점이라면, 보통 이런 갈등에서 차이를 유지하고 우세를 점하려 굳히는 것이 우익, 평등을 얘기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거대권력의 소유자가 아닌 좌익이라고 치면 하마토라에서는 양측의 위치가 반전되어있다는 것.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