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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2015/2014

월간소녀(월간순정) 노자키군 (月刊少女野崎くん)

by 노바_j.5 2015. 4. 7.

주인공은 만화가고, 극중극에다가 각종 스테레오타입을 가져다 모은 듯한 다양한 등장인물들까지, 생각해보면 의외로 복잡하게 짜여진 만화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터치는 아즈망가처럼 경쾌한 일상물로 되어있고, 개인적으로는 유쾌한 기존 장르의 비틀기에 주목하여 '순정만화계의 마사루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차이점이라면 파괴적이었던 마사루에 비해 노자키군은 그 깔끔함 덕에 남녀노소에 이르는 범용성이 참 좋다고나 할까.)


뭐... 그렇지만 아무래도 좋다. 이 작품의 핵심이자 알파이자 오메가는 역시 2014년 애니플러스 캐릭터 토너먼트 우승자... "치요 긔여워어어어어~!!" 아닐까. (보러가자)


오자와 아리와의 연기 혹은 궁합은 감탄스러울 정도로 발군이고, 뭐랄까, '현실성을 잃지 않을' 한도 안에서 극한까지 밀어붙여진 '강아지녀'가 어떤 모습인지 보여준다. 그런 끊임없는 충실함과 순진무구함이 그녀의 매력을 극대화시킨다. (모성적인 매력이 극대화된 위치크래프트 워크스의 카가리 아야카와는 또 반대 극점에 서 있다.)


작품 전반에 걸친 리듬이나 퀄리티도 좋고, 최신 작품답게 사운드의 질감도 뛰어나지만 특히 사운드트랙이 유난히 좋다. 안타깝게도 사운드트랙만 따로 놓고 들었을 때는 독립곡으로서의 매력은 보여주지 못하지만... 작품을 보다보면 귀를 확 잡아끌 정도로 작중에서의 어울림이나 존재감은 대단하다. 작품과 함께할땐 귀를 확 잡아끌고 따로 들을땐 밋밋하다는 건 좀 아이러니하다고 할 수도...? 이러니저러니 해도 여러모로 귀가 즐거운 작품이다.


엔딩도 아주 상큼하고, 겉으로 보기엔 단순해보이지만 얼마나 섬세하게 그려진 작품인지 새삼 깨닫게 된다.


단 한가지 아쉬운 점은, 깔끔한 일상물의 반대급부인지 마음 속에 깊숙히 각인되는 맛이 없다는 것 정도. 아직 100% 장담하긴 이르지만... 나중에 또 보고 싶다거나 하는 그런 느낌은 신기하리만치 별로 들지 않는다. 노자키 군과의 관계도, 보는 이들과의 관계도 정립되어버린 사쿠라 치요는 1화의 사쿠라 치요를 한번도 필적하거나 넘어선 적이 없다. 안타깝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또한 작품의 뛰어난 센스가 매력은 꾸준히 유지시켜주지만, 중반부까지 한 화 한 화는 새로운 인물의 소개로 떼워져버린것도 좀 꺼름칙한 부분이다. 어쩌면 가벼운 일상물이라는 굴레가 이 작품을 완성시키면서도 억압하는, 묘한 화두가 되는 건지도 모른다.


뭐, 아쉬운 소리는 이 쯤 하고... 이 작품이 한층 더 반가운 것은, 만화라는 매체 자체에 거부감만 없다면 누구에게나 기분좋게 추천해줄만한, 부담없이 훌륭한 작품이라는 점이다. 찾아보면 이런 작품 몇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