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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2000/1998

감상 :: 고래의 도약

by 노바_j.5 2005. 9. 9.
타무라 시게루씨의 단편작입니다. 수상 경력 등도 있고, 독특한 작품이라서 아실만한 분들은 알 작품이지요.

애니메이션 전체에 흐르는 간결함과 정갈함, 정적감엔 일본적인 느낌이 묻어있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생각했을 때는 - 특히 포근하고 단순한 영상과, 일반적인 상업 애니메이션들과는 너무도 궤를 달리하는 요소들이 - 유럽쪽 애니메이션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이 작품은 표현 방식과 전체적인 분위기에 중점을 둔 작품으로 보입니다. 보고 있으면 편안해지는 분위기, 사후세계와는 다른, 현실과 평행한 이(異)차원의 세계, 천천히 흘러가는 시간...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그리고 알 필요도 없을지 모르지요.

고래의 도약은 그런 것들을 궁리하면서 보기 보다는, 한밤 중에 불을 끄고 잠자리에 누워서 보는 그런 애니메이션입니다. 느릿느릿한 시간, 초록빛 유리바다의 세계... 거기서 우연히 일어나는, 고래의 도약이라는 흔치않은 이벤트를, 우리는 그들처럼 쉬엄쉬엄, 천천히 음미하면 됩니다. 모든 것이 바쁘고 정신없는 일상에서 벗어나, 같은 현실이라도 마치 다른 차원에 온 것 처럼.

순간에서 영원으로, 무한한 시간... 이런 저런 평범한 군상들이 덤덤하게 살아가지만, 단지 이렇게 특별한 것을 받아들이며 즐기고 감동하는 것이, 삶의 소중한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들은 반나절이나 즐길 수 있지만, 우리는 순간에 지나쳐 가니까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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