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처음 니아 언더 세븐을 접한 것은 한국판 뉴타입에서였습니다. 잡지를 보던 중 누님께서 '이거 재밌겠다'라고 짚은 페이지에는 아베 요시토시씨의 일러스트와 함께 니아 언더 세븐의 소개가 실려 있었지요.
아베 씨의 일러스트가 으례 주는 독특하면서도 포근한 느낌과 함께, '낙제 외계인과 빈곤 재수생의 생활'이라는 어딘가 소박하면서도 괴상한 설정을 읽으면서 머릿 속에 담아 두었는데, 시간이 지나서 또 우연히 니아 언더 세븐의 사운드트랙을 구하게 되었습니다. 전부 경음악인데, 단순한 악기 편성으로 (기타 한두개라는 느낌이랄까 -_-;), 말그대로 '띵가띵가~'거리는 음악들이었는데, 굉장히 뭐랄까, 띵가띵가거리는 그 느낌이 마음에 들어서 가끔씩 꺼내서 듣곤 했습니다. 그러다 드디어... 애니메이션을 보게 된 거죠.
거두절미하고 말하자면 니아 언더 세븐은 한마디로 '정감 가는 작품'입니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일상'이란 무엇일까요. '일상'이라는 단어라고 하면 의례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전형적인 모습이 아닌,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의 진짜 일상같은 모습을, 니아 언더 세븐은 그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핵심 키워드는 바로.... 빈곤함입니다. (두둥;)
간만의 고기반찬
이런 빈곤함이 니아 언더 세븐이 시청자들에게 무리 없이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큰 요소이고, 또 이런 빈곤함 속에서도 쓸데없이 좌절하지도, 오버해서 극복의 열의를 나타내지도 않으며 꾸역꾸역(?) 하루를 살아가는 모습이 또한, 니아 언더 세븐의 매력입니다.
니아 언더 세븐은 그다지 많은 자금이 투입된 작품은 아닙니다. 일괄적으로 무너지는 작화들을 보면 알 수 있지요(...). 그런데 한가지 재미있는 점은 애니메이션 자체가 빈곤함으로 점철되어있다보니, 작화가 망가진 것도 나름대로 어울리게 느껴지는 겁니다. (그래도 정말 심할때는 영 보기 힘들었지만...;;;)
제가 흥미롭다고 생각하는 점은 니아 언더 세븐의 탄생배경(?)입니다. 이 작품은 20대에게 어울리는 작품같고, 상당히 괴짜스러운 작품인데, 비록 1쿨(13화)이고 저예산으로 보이지만, 이런 작품이 만들어질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참 부럽다고 생각했습니다. 파이오니어가 이래저래 엉뚱한 작품도 많이 만들고 하지만, 이런 시도도 뒷받침해주는 것을 보면, 어쩌면 이런 투자야말로 전체적인 애니메이션의 발전과 확장에 도움을 주는 것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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