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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2000/2000

감상 :: 브리가둔 ~ 마린과 메란

by 노바_j.5 2006. 1. 20.

이 장면 나오면서 음악 대박 -ㅅ-+


에... 이 애니메이션을 본 이유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쿠라타 히데유키 각본이었습니다. 지금까지 보면서 느낀 거지만 역시 굉장히 제 취향입니다. 순수함과 진지함을 잘 섞는다는 점이 특히 그렇고... 그 외적으로도 정말 뛰어나다고밖에 할 수 없습니다. 완급조절이라던가, 스토리 푸는 능력 등... (오히려 페이스 조절 등이 워낙 부드러워서 강렬한 맛이 떨어지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만...) 전체가 하나의 긴 흐름의 이야기라는 것을 잘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작품의 경우 선라이즈가 '지금, 거기에 있는 나'를 보고 염두에 두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 정도로 닮은 부분이 꽤 있습니다. '지금, 거기에 있는 나'가 1999년작이고 이 작품이 2000년에 바로 나왔는데, 외견 순진해보여도 굉장히 극적이고 비참할 때는 처절하게 비참해진다거나... 그런 점들이 많이 닮았습니다.

'브리가둔 - 마린과 메란'은 그렇게 튀는 작품은 아니면서도 상당히 독특한데, 그 주된 이유는 로봇물틱한 작품에 비해 주인공이 여자아이이고 그녀의 기사인 로봇(?)과 '직접적인' 로맨스를 보여준다는 점입니다. 소녀 시청자들도 충분히 염두에 뒀다고 생각됩니다. 비록 꽃미남들은 잘 나오지 않지만^^; 아 그리고 또 한가지가 있는데 시대배경입니다. 1969년이란 것은 굉장히 애매한 시대인데 (모르긴 몰라도 2000년도의 메카 SF적 애니메이션의 시대배경으로서는 굉장히 의외죠) 토속적이란 느낌도 그렇고, 이런 것들이 작품에서 모든 것들과 딱딱 맞물리게 짜맞춰져 있는 걸 보면, 대단하기도 하고, 참 신기(?)했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할 생각을 했을까... 하구요. 상상력이 좋은 애니메이션이라고 생각합니다.

캐릭터 디자인등도 독특한데, 테즈카 오사무나 이시노모리 쇼타로틱한, 곡선의 편한 디자인을 채용했습니다. (얼굴만은 전형적 일본 아니메의 그것과 닮았습니다만...특히 모에;) 덕분인지 모르겠지만 작화도 딱! 한 컷을 빼면 그다지 망가진다는 느낌이 드는 장면이 없고 대부분 훌륭했습니다. 애니메이션이란 것은 역시 디자인 자체의 화려함보단 움직임의 미학이란 것도 보면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작품은 의외로 보기 어렵지 않습니다. 시청자에게 던지는 것들이 많을 법 하지만 의외로 그다지 메세지성이 강한 작품은 아닙니다. 작품에서 드러내놓고 강조하는 것은 우선 '인연'이고, 또 살아가는 것에 대한 의미나 진실, 참됨에 대한 것도 많이 강조되고 있습니다만 두드러질만큼 특별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작품으로서는 뛰어나더라도 어떤 확고한 시청자층을 위한 작품은 아닌 듯 합니다. 게임의 주인공같다는 느낌이랄까요, 밸런스가 좋고 팔방미인 스타일이지만 거꾸로 보면 어느 하나가 두드러지지 않는...

그 외에는, 메란을 제외한 총검사들 - 에륜과 파이온 - 의 비중이 약했던 것이 조금 안타깝습니다. 그리고 초중반 무렵의 흐름이 약간 느리고 거기서 살짝 희생한 분 만큼 후반부의 흐름이 조금 급했다는 느낌이 드네요. 헨수치의 설명도 너무 미룬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 (일반적인 기준으로 보았을 때는 전혀 흠잡을 수준의 것들이 아니지만...;)

'복잡함을 푸는 최고의 해답은 순수함이다.'라는 것은 애니메이션에서 가장 흔할지도 모르는 주제와 사상이지만, 역시 기분 좋은 이야기 같습니다. '지금, 거기에 있는 나'의 경우도 마찬가지였지요. 다만 그 순수함이란 것이, 강렬한 신념과 의지를 순수한 채로 동반하는 것에 모순이 있을지도 모릅니다만... 아마도 그것이 우리가 믿고 싶은, 마음 속에 간직하고 싶은 아름다움 아닐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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