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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2005/2003

감상 :: 우주의 스텔비아

by 노바_j.5 2005. 12. 7.

뭐 일단은 주인공 두명부터 -ㅅ-


'처음만 좀 지루하고, 10편쯤 넘어가면서부터가 진짜다! 재밌다!' 라는 말에 힘입어, 예전 서너편만 보고 관뒀던 스텔비아를 다시 끝까지 봤습니다.

음... 일단 밝혀두고 싶은 것은, 본인 입장에서는 초반 느껴졌던 지루함과 답답함이 작품 전반에 걸쳐 흘렀다는 것입니다(속았구나!). 뭐랄까, 보는 느낌은, '보면 그냥 보는거다'라는 느낌이랄까요. 그렇게 확하니 끌리지도, 다음편이 특별히 기대되지도 않았습니다.

매력적인 두명 *_*

스텔비아의 가장 큰 외형적 특징은 엄청난 비쥬얼입니다. 비록 그게 힘에 부쳤는지 막판에 가면서 가끔씩 엄청나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_-;; 사운드도 풍성하고, 작품 내에서 강조되는 점이지만 무엇보다 전체적인 정보량이 굉장히 많습니다.

제가 보는 스텔비아는 캐릭터도, 메카도, 드라마도, 설정도, 뭔가 '결정적인' 매력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스텔비아의 실질적인 주요점은 '전체가 이끌어가는 대단원' 이랄까요. 하지만 무엇보다도, 스텔비아에서 던지는 진짜 메세지이자 현 세대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시점은 마지막화의 극후반부라는 것이, 스텔비아의 약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머지 부분들은 모두 그 '전체'라는 것을 그리기 위해서 다양한 각도로 스텔비아의 세계를 비추고 있습니다만, 어느 하나 그다지 깊이 파고들어가지 않고, 이것이 지루함을 불러옵니다.

옛이야기가 아쉬운 젊은 어른 3인조

스텔비아는 '미래는 새로운 세대가 일구어나가는거다'라는 메세지를 담고 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화를 보고 확실히 결론지은 것이지만, 이것이 '이제 힘든 시기를 벗어나고'라는 전제하에 이루어진다는겁니다. 그래서 스텔비아는 시리즈 전체를 통틀어서 이 역경을 이겨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만, 스텔비아는 마치, 현재->미래로 이어지는 구성이 아닌, 과거->현재로 이어지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역경이 지나갔으니" 이제 너희가 미래를 만들어라'라는 메세지를 주는 것은 좋은데, 그 역경 자체를 26화 전체를 통틀어 다루면서 마치 지금 일어나는 일이 아닌 듯하게 느껴진다는 점이 답답했습니다.

또, '어려운 시대'라는 것만을 표방하는 위험의 주체는, 코즈믹 프랙쳐든 충격파든, 환경적인 요소이지 인위적인 것은 아닙니다. 이것은 던져주고 싶은 메세지가 무엇인지, 그 메세지의 디테일을 읽을 수 있는 부분입니다만, 구체화되지 않은 '적'은 아무런 흡입력이 없습니다.

동급생 멤버들

마지막에 비춰지는 2년 후의 모습도 감동적이고, 다 보고 나면 이래저래 정이 가는 그런 작품이긴 하지만, 여러가지 화려한 요소들에도 불구하고 정작 깊이가 떨어진다는 점이 안타깝습니다. 계속 보고싶다는 느낌이나 재미가 들지 않는 애니메이션이라... 만약 제가 100% 취미나 즐거움으로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었다면 아마 스텔비아는 보다 말았을겁니다. 뭐, 개인적인 취향에 맞지 않는다고 해두지요. 아니면 제가 스텔비아를 즐길 수 있을만큼 젊지 않다던가... -_-; 지금 생각해보니 스텔비아는 아동용도 성인용도 아닌 그런 작품이라 묘한 작품인데, 요즘 청소년층에서는 이런 정도가 먹히는 조합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캐릭터들은 마치다 아야카, 야요이(아가씨), 아키라(긴 초록 생머리).
특히 아야카는 1등을 향한 열망이나, 솔직하면서도 독기어린 모습 등, 한국적인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면에 야요이는 일본적인 매력이랄까나...
목소리는 아야카, 야요이, 렌(간호사)이 마음에 들더군요.
시뽕 목소리는 앵앵거릴때 상당한 짜증을 유발시켜서 영... -_-
아, 언급하는걸 깜빡했는데, 저는 주인공 캐릭터 둘도 전혀 감정이입이나 공감이 안되더군요.
또 하나, 결정적으로 제가 위화감을 느낀 점은, 초중반에 걸쳐 너무나 가식/가증스러운(?) 모습들이 난무해서입니다. 유치함과 거의 같은데 뭔가 살짝 다른 그런 모습이 말이죠 -ㅅ-;

이래저래 알 수 없는게 많은 애니메이션 -_-;
(수많은 전문/기술용어의 남발과, 렌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등등....)
접근을 조금만 비틀어줬어도 엄청 좋아했을 것 같은데, 안타깝군요.

그래도 그 왁자지껄함(?)에 정이 가는 애니메이션, 스텔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