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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2010/2006

BLACK LAGOON The Second Barrage

by 노바_j.5 2007. 1.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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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라군 2기는 사실상 명칭만 2기일 뿐, 1기에서 그대로 이어집니다. 이번에도 파격적인 진행이 이어지는데, 만화책 진도와 맞춰야 했기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블랙 라군 2기는 전대미문의 3화-3화-6화(!) 분량의 에피소드 3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2기는 1기에 비해 재미는 떨어집니다. 작품 속으로 더 파고들어간 내용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마 작화가 무너지지만 않았어도 대중 입장에선 훨씬 괜찮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훌륭했던 1기에 비해 2기의 작화는 상당히 엉망입니다.

표면적으로 돋보이는 또 다른 점은 엄청난 영어대사량! 발음은 일본성우라는 핸디캡을 감안하고 볼때 상당한 수준입니다 (해외 나가서 어설프게 좀 산 일본아해들보다 훨씬 더 진짜 영어에 가깝게 발음합니다). 영어대사 자체도 굉장히 자연스럽게 씌여있고, 성우들이 연기할 때 무엇보다 '억양'을 제대로 살려서 발음하는 점 등 여러면에서 볼 때 굉장히 노력한 흔적이 보입니다. 덤으로, 욕설도 갈수록 심해져서 급기야는 부분적으로 음성삭제까지 됩니다...; 그리고 발랄라이카의 소녀시대... 외모와 목소리의 그 커버할 수 없는 갭;; 다른 성우를 쓰지...! -_-;;

구정물 개싸움같은 처절하고 격한 느낌과 캐릭터의 어두운 심리 등에 포커스를 맞추는 등, 내용이 심화되어가니 스타일을 잘 살렸던 1기에 비해 스타일이 크게 살지 않습니다. 그래서 1기에서 꽤나 빛을 발했던 갖은 문학, 명언의 인용 등 역시 빛이 바라고, 실제로 인용 횟수 등도 많이 줄은 듯한 느낌입니다. 마지막 에피소드의 사르트르의 구절은 그 깊이와 무게를 갖고 훌륭히 쓰였습니다만...

내용면으로는, 만화 연재가 끝나지 않은 상황을 감안했을 때 상당히 잘 결말지었다고 생각합니다. 2기에서의 촛점은, 모호함(록)과 극단(나머지)의 대비에 있습니다. 1기에서 그 가능성만을 보여주었던 점들인데, 주인공 록의 무른 태도
나 모호한 위치에 따른 일들이나, 상황에 따라서는 친분이 있는 사이라도 가차없이 처리해버리는, 아무도 믿을 수 없는 잔혹하고 비정한 세계를 잘 그려내고 있습니다 (무대의 중심에서 벗어나는 더치와 베니는 제외하고, 작품 내에서 그나마 가장 친밀하게 그려지는 레비와 에다와의 관계조차도, 에다의 전직(?)을 생각해보면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죠). 하지만 작품의 성질, 즉 관람포인트가 바뀌었다는 점은 약간 무리가 있다 싶더군요. 시리즈의 밀도나 구성도 1기에 비해서 많이 떨어집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상당히 멋진 세계를 만들어내지 않았나 합니다. 죽음을 초월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로 번뇌의 떨침이고, 그만큼 더 거침없고 순수한 상(像)을 맺히게 합니다. 그래서 블랙라군은 生이 아닌 死가, 이성이 아닌 광기가 지배하지만 자신의 폭발적인 에너지를 잃지 않습니다. 그런 점이 - 이국성과 폭력성도 더해져 - 다른 무엇보다도 더 크고 근본적인, 블랙라군만의 독특한 매력을 만들어낸다고 생각됩니다. 예를 들어, 흔히 인용되는 '죽음을 초월한 사랑'같은 개념도 블랙라군에서는 묘하게 비틀려져있지만 (다크하지만) 나름의 정의를 갖고 더 선명하게 다가옵니다. 일반적인 문화예술분야가 '양(陽)'을 추구한다면 블랙라군은 그것을 '음(陰)'으로 뒤집어 그려진 작품입니다. 비록 친숙한 액션이란 분야때문에 확하고 다가오지 않지만, 1기 리뷰에서도 밝혔듯이 블랙라군은 보면볼수록 상당한 작품이라고 생각됩니다.

- 막바지의 여러가지 서비스는 좋았습니다. 발랄라이카씨의 순간이지만 요염한 모습이라던가, 무엇보다 마지막 레비의 모습이...!

- 중점적인 테마(록의 성장(?))는 잘 마무리지어졌습니다만 마지막 레비와 록과의 관계는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만듭니다. 재미있게도, 마지막 6편짜리 에피소드에서 자신의 위치를 확실히 하지 못하고 오묘한 빈틈에 서있는 것은 뜻밖에도 록이 아니라 레비입니다. 팬들이 바라는 결말을 유도하기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캐릭터의 일관성 차원에서는 아무래도 문제가 있는 듯합니다. 뭐, '여행'이라는 것으로 넘어가줘야하나...

- 유우코의 목소리가 굉장히 좋길래 성우를 검색해보니 완전 대형성우군요; 본 작품들도 몇개 있지만... 여기서만큼 목소리가 좋게 들린적은 없는 듯.

- 한줄 감상평은 -최소한 재미측면에서 보았을 때는- '맛간 미녀들과 폭력의 향연!' 되겠습니다.



아아... 좀 정신이 없는지, 글이 엉망이군요 -_-;; 시간에 쫓기는 저를 부디 용서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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