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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2010/2010

블랙 라군 3기 - Roberta's Blood Trail

by 노바_j.5 2012. 6. 11.


엠마와 마호로, 가면의 메이드가이와 함께 시대를 풍미한 전설의 메이드, 로베르타가 돌아왔습니다.


몇년만에 이어서 보려니 기억이 어렴풋해서 살짝 멘붕이 오기도 했지만, 역시 블랙 라군은 특유의 맛간 느낌을 즐기는게 제일이죠, 음음!


생각해보면 블랙라군이 이 로베르타만큼 심도있게 파고 들어간 캐릭터가 있나 싶습니다. 이대로 애니메이션 시리즈가 끝이 난다면 아마도 블랙라군 제작진이 모든것을 집약시켜 보여준 기념비(?)적인 캐릭터가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구요. 원작과 비교해 가장 파격적으로 각색되었으니 말이지요. 게다가 OVA란 특성상 상대적으로 높은 퀄리티 + 전에없던 하드한 장면들이 나옵니다.


그 한 몸 불살라서 모든 고생을 헤쳐나가는 로베르타 선생.


그래도 간만의 출시인지라 다양한 캐릭터들이 빠지지 않고 나와 나름의 활약을 보여줍니다. 록이 로아나프라 전체를 얽어넣는 시나리오를 떠올린 덕분이기도 하지만...^^ 하지만 이 와중에 각 그룹의 이해관계나 심경변화, 내적인 갈등 등 너무 많은 것들을 보여주려는 (혹은 효과적으로 보여주지 못한) 덕분에 이 작품은 너무 편집증적인(?) 느낌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결국 남는 건 로베르타란 캐릭터의 존재감과 작품 전반에 흐르는 광기 아닐까 싶은데, 그것만 해도 충분히 즐거운 시청이 가능합니다만, 끝과 함께 묘한 뒷맛이 남는 것은 아마도 이 '로베르타의 핏자국'이 각색되면서 은근히 도덕적이고 감상적인, 나쁘게 얘기하면 일반적이고 위선적인 맛을 블렌딩해서이지 않을까 싶네요. 권선징악이 보존되었다는 안도감과 함께 블랙라군의 기존 태도에 대한 일종의 배신감 같은 것이 뒤섞여 있는데, 음... 90년대 NBA의 데니스 로드맨이 갑자기 모범적인 선수가 되었다면 이런 기분이었을까(...).


어쩌면 단순히 로베르타가 좀 더 온전하게 살아남아줬으면 하는 마음일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