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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2015/2011

C: The Money of Soul and Possibility Control

by 노바_j.5 2012. 9. 23.

2011년의 숨겨진 수작 중 하나라는 소문에 찾아본 『C』. 돈과 금융 등 경제를 다룬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돈'의 의의

'C'의 풀네임을 해석하자면 '영혼과 가능성을 지배하는 돈'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경제와는 담을 쌓고 살았는지라 자세한 것은 모르겠지만, 실체가 없는 가능성과 미래, 신용 등을 담보로 그 가치를 환산한다는 점에서 볼 때 이 작품에서 다루는 것은 사실 현금 위주의 경제가 아니라 '금융'을 다루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애초에 이런 환산이 말이 되는 것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이것은 '돈'의 의의에 대한 정의를 어떻게 볼 것인가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다. 사실 돈은 종이쪼가리일 뿐이다. 없다고 사람이 죽거나 하진 않는다. 현실 세계에서, 개개인 단위에서의 실제적인 '돈'이란 즉 '편의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의지가 있다면 어떻게든 해나갈 수 있는 것이 인간이다. 그러나 미래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고 가능성을 모색하는 데에 있어서 자산이 있느냐 없느냐는 상당한 억제력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 심지어 이것이 그럭저럭 잘 사는 사회에서의 이야기라면 모를까, 요즘처럼 거대자본이 국가를 압박할 수 있는 수준까지 얘기가 뻗치면 그것은 또 다른 이야기다. 그리고 괜찮게 살던 나라가 경제가 후달리게 되면... 현재 한국에서 볼 수 있듯이, 출산 문제가 심각해지기 십상이다. 개인적인 차원에서도 단순히 당장의 돈이 아닌, 불경기와 맞물려 미래 즉 희망이나 꿈이 보이지 않게까지 된다면 사람은 굉장히 위축될 수 밖에 없다. 'C'는 주식시장에서 거대자본이나 기업들이 씨름하는 모습을 굉장히 직접적인 비유로 옮겨놓고 있는데, 상당히 설득력이 있어 보이는 것은 이런 부분들 때문이다. (심지어 주인공의 어셋인 마슈는 기술들의 이름이 금융 개념에서 공격 지향적이고, 안타고니스트인 미쿠니의 어셋들은 수비 - 시장 봉쇄라던가 - 지향적이라는 것까지도 인상적이다.)


단, 'C'는 애니메이션 작품으로서는 한가지 중요한 부분에서 난제에 봉착하는데, 그것은 바로 작중 '어셋' 개념, 나아가 전반적인 '미래'나 '가능성'이 가지는 모호함이다. 각 선수의 어셋은 실제의 미래에서 무엇을 의미하는가, 또 그 어셋의 강함은 그것이 얼마나 간절하고 소중한지에 따라 갈리는 것인가? '나'와 '나의 미래'와의 주종(?) 관계라는 것은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 애초에 고정적이지 않은 개념을 캐릭터의 형태로 구체화시키려니, 작품 전반의 직접적인 비유가 틀어져서 딱 하니 와닿지가 않는다. 게다가 승부에서 이기면 이기는대로 무언가 승자에게 좋은 변화가 일어나냐 하면, 딱히 그렇지는 않다. 금융가의 시스템은 단지 자신의 지갑이 두둑해지는 것 뿐으로 누군가의 미래를 앗아갈 뿐이며 또한 스스로도 언제든지 파산할 수 있는, 패자밖에 없는 루징 게임이다. 자본 독점의 폐해를 보면 이 작품에서 진정한 주인공은 단순한 부의 재분배(미쿠니)가 아닌 사회환원 / 자선활동에 열심인 센노자 코우일지도.


또 한가지 문제는 턱없이 부족한 러닝타임이다. 작품이 요구하는 경제개념의 이해도 등에 비해 설명이 너무나도 불친절하고, 전반적인 스토리 진행 역시 시간에 쫓긴다. 예를 들면 3화에서 아버지가 사욕이 아니라 가족을 위해 노력했다고 그렇게 쉽게 단정짓고 납득하는 점이라던가. 모션그래픽이나 3D 활용, 소재나 주제의식을 보면 독특한 감각면에서는 칭찬받을 만 하지만, 풀어나가는 연출 면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많다.


현실과의 접점이 크다는 것이 장점이자 단점이 된 작품.


세세한 부분들에 대한 설명 참조:

http://hanastella.blogspot.kr/2012/03/c-money-of-soul-and-possibility-control.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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