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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201541

C: The Money of Soul and Possibility Control 2011년의 숨겨진 수작 중 하나라는 소문에 찾아본 『C』. 돈과 금융 등 경제를 다룬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돈'의 의의'C'의 풀네임을 해석하자면 '영혼과 가능성을 지배하는 돈'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경제와는 담을 쌓고 살았는지라 자세한 것은 모르겠지만, 실체가 없는 가능성과 미래, 신용 등을 담보로 그 가치를 환산한다는 점에서 볼 때 이 작품에서 다루는 것은 사실 현금 위주의 경제가 아니라 '금융'을 다루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애초에 이런 환산이 말이 되는 것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이것은 '돈'의 의의에 대한 정의를 어떻게 볼 것인가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다. 사실 돈은 종이쪼가리일 뿐이다. 없다고 사람이 죽거나 하진 않는다. 현실 세계에서, 개개인 단위에서의 실제.. 2012. 9. 23.
그날 본 꽃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あの花) 보통 '과거에 사로잡힌', 즉 회한에 관련된 이야기는 소년물보다는 성인물에 가까운 소재이지만, 『아노하나』에서는 '과거에 대한 극복'을 '치유와 성장'이란 테마로 전이시켰습니다. 참으로 묘한 느낌의 크로스 장르 이야기랄까. 아노하나의 등장인물들은 병적입니다. 어릴 때 깊숙히 뿌리박힌 죄책감과 트라우마, 서로에 대한 뒤엉킨 감정 등... 그리고 모든 것의 핵심인 '멘마'라는 캐릭터는 되려 가장 해맑다는 것이 대조를 이루는데, 사실 스토리상 멘마는 아노하나의 모든 것이라고 해도 될 정도입니다. 얄궂은 운명의 피해자이자 모두가 가진 트라우마의 근본, 등장인물들이 가장 용서받고 싶어하면서 동시에 가장 용서해주고 싶은 애증의 존재. 나머지 캐릭터들은 - 비록 매력적이지만 - 근본적으로는 같습니다. 다양한 관계를 .. 2012. 8. 15.
타이거 앤 버니 (Tiger & Bunny) 히어로의 꿈, 영웅이란 무엇인가 낯설은 요소들이 난무하기 때문인지,『타이거 앤 버니』는 1화에서부터 '정통 영웅의 모습 vs 어른들의 사회'라는, 상당히 뚜렷한 방향제시를 해준다. 『타이거 앤 버니』의 참신함은 파격적인 역발상에서 나온다. 버디무비 장르의 전형성은 고전적일 정도로 내버려두어 시청자와의 접근을 용이하게 하고, 대신 일본보다는 미국에 가까운 아트웍, 소년보단 중년을 내세우는 점 등 많은 부분에서 일본 애니메이션의 룰을 정면으로 들이받으며 신선함을 준다. 그러나 무엇보다 감탄스러운 것은 역시 히어로와 작중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연결시키면서 실존하는 회사들을 홍보해 준다는 점이다. 작품의 전체적인 컨셉 역시도, 작품 자체에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광고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구조로 되어있다. 작품.. 2012. 8. 8.
언덕길의 아폴론 (坂道のアポロン) 애니메이션, 재즈가 되다 세계 최대의 컨텐츠 풀이라고 불리는 일본 만화 시장. 그 안에 재즈 이야기는 없을까 하고 검색하다 알게 된 『언덕길의 아폴론』은, 나로서는 이례적으로 시리즈 절반을 실시간으로 감상한 작품이다. 그래서인지 이 작품은 유난히도 스토리 전개나 주제에 관한 예측이 시시각각 변한 작품이기도 하다. 초반의 인상은 흡사 '아다치 미츠루가 야구 다루듯' 재즈를 매개체로 쓴 학원 게이연애물 같았다. 초중반 동안에는 재즈 연주들 보는 재미에 빠져 봤었고, 이후 본작의 가장 드라마틱한 순간인 9화의 쥰이치-유리카의 이야기에 이르러서는, 그리스 신화의 아폴론 이야기를 떠올리며 '모두가 센타로(아폴론)을 떠나버리는 걸까', 심지어는 '주인공인 카오루가 파멸하는 건 아닐까' 하는 우려마저 들었다. 분명 .. 2012. 7. 3.
소중한 날의 꿈 수요일 9시 50분,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소중한 날의 꿈]을 보았다. 막연한 생각만 가지고 기대 반 우려 반으로 자리에 앉아 있었으나, 영화가 시작하자 그만 머리 속이 새하얘져 버렸다. 아름답다. 아름답다. 아름답다... 오랫동안 머리 속에서 어렴풋한 상(像)으로만 존재해왔던, "이런 작품이 나오는 걸 보고 싶다" 라던가, "지키고 싶었던 소중한 그 무언가"가, 구체적인 형상을 갖추고 눈 앞에 흐르고 있었다. 압도적인 아름다움, 그러나 보는 이를 애써 압도하려 들지 않는... 얼마 전 유홍준 교수의 강연에서 인상깊게 들었던, 檢而不陋 華而不侈 - 검소하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나 사치스럽지 않다 - 라는 문구가 고스란히 떠오르는 풍경이었다. 디지털4K라는 포맷 때문에 더욱 와닿았던 것일까.. 2011. 7.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