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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2015/2014

크로스 앙쥬 ~ 천사와 용의 윤무 (クロスアンジュ 天使と竜の輪舞)

by 노바_j.5 2018. 11. 4.

후배의 추천으로 반신반의하다가 '바쁜 사람들을 위한 슈퍼로봇대전X'의 평가를 보고(....) 보게 되었다. 여담이지만 아주 적절한 평가라는 느낌인데...."부끄러움을 알아라 / 뭐냐 이 파렴치한 애니는! / ...하지만 나쁘지 않아."

거두절미하고 이야기하면 '맛'은 있고 '멋'은 없는 작품 되시겠다. '맛'이라고 하면... 자극적인 건 있는대로 다 넣었고, 전반적으로 중2병에 가까운 무언가가 진하게 넘쳐 흐른다.

이것저것 많이 끌어다 오기는 했지만,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요소들의 집합체다. 오리지널리티가 빈약하고, 통일된 느낌을 받기는 어렵다.

'멋'이 없다는 것은 깊이있는 고뇌의 부족함에서 온다. 이것이 없으면 중딩 애들이 담배 피면서 멋있다고 생각하는 수준에 머무를 뿐이다. 『크로스 앙쥬』에는 개연성이나 당위성이 부족하다. 엄밀히 말하면 뭔가 꼬박꼬박 이유를 갖다 붙일 때가 많긴 한데, 그런 경우에라도 그냥 '그럴싸한 (폼나는)' 결과로 - 그것도 곧바로 - 이어질 뿐.

예를 하나 들자면 후반부 아우라 탈환 작전때에는 시민들 죽이는걸 아무렇지 않게 생각한다. 한둘이 아니라 단체로 그런다!(....) 선악의 경계가 모호하다는 것보다는 생각이 없다는 느낌이랄까... 절대악 엠브리오와 절대선 모모카쨩, 그리고 일반적인 완성형 여주인공에 가까운 살라만디네, 등등 캐릭터들을 보는 재미는 꽤 있는데...

똑같이 '재미'나 그때그때의 즉흥적인 느낌을 쫓는다고 하더라도 이마가와 야스히로나 안노 히데아키 등과는 질적인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는 이유 아닐까.

나름의 테이스트는 분명해서 재미는 있지만, 볼만한 B급 영화같은 느낌이다.


p.s. 유일하게 '멋'이라고 한다면 2기 오프닝의 타카하시 요코씨의 가창 정도일듯? (특히 ♪~진실의 시록~♬ 부분) 하지만 이건 타카하시 요코 본인의 역량이고, 음악도 에반게리온의 '마음이여 원시로 돌아가라 (心よ原始に戻れ)'와 너무 비슷해서...

p.s.2 '고뇌가 필요하다'라는 생각을 하다가 -
독특한 취향이라던가 취미를 인정해주는 반려자에 대해서 부러워들 하는데, 실은 그건 취미를 가진 사람 쪽에서도 자기가 뭘 정말 좋아하는지 정확히 알아야 하는거 같다. '로봇애니'라던가, '재즈 공연에 가는 것'이라던가. 그래야 상대방도 딱 개념을 정리해서 인정을 할텐데. 자기 자신도 잘 모르고, 또 그러니까 그때그때 어설프게 자기 편한것만 찾으니 싸우는거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