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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2005/2002

감상 :: 마크로스 ZERO

by 노바_j.5 2005. 7. 15.

한마디로 평가하자면: 너...너무해....orz

"새로운 마크로스는 시간적으로 앞선 프리퀄이고, 막대한 CG활용의 고퀄리티 OVA 작품이다."

이 정도가 제가 마크로스 제로(이하 제로)에 대해서 아는 전부였습니다. 이후 가끔씩 정보도 접하고 사운드트랙도 접하고 하는 사이에 토속적인 느낌이 배어있고 여주인공들이 탄력있는(?) 원주민 아가씨들이라는 것 정도를 더 알게 되었고...

제로는 제가 느무느무! 좋아하는 카와모리 쇼지 감독님이 맡으셨더군요. 다시 대환성! 드라마성이 탄탄한 줄거리를 보며 역시...!라는 생각에 감동의 눈물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로이 포커도 나오더군요. 게다가 성우는 예전 그대로, 그 유명한 카미야 아키라님! (카미야 아키라씨는 내내 나이잡수신 티가 좀 나긴 합니다. 그런데 극후반-5화 중반부터-에는 전혀 그런게 없더군요. 성우가 바뀌었나 했는데... 흠;)

강물에 흘러가는 낙옆잎을 보며 두 사람은 다른 것들을 떠올립니다


우선 돋보였던 것은 '연결'입니다. Link라고 할까. 여러 코드들의 연결과 맞물림이 정말 뛰어납니다. 은유도 뛰어나고... 그리고 그것이 스토리를 엮어나가는 포인트이기도 하지요. 소설이건 만화건 애니메이션이건, 중심이 '현실과 작품에서의 연결점'을 보는 것임을 생각할 때, 작품 전체가 탄탄한 짜임새를 이루고 부드럽게 흘러가는 것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전통과 옛 것에 대한 시각도 굉장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기술과 근대화를 완전히 경시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이국적인 배경을 잡은 탓에 그만큼 대중적이지 못한 것도 있지만. 이런 류의 스토리에서는, 항상 그렇듯이, 전통과 미신이 '실질적인 힘'을 발휘하게 되기 때문에 결정적 포인트에서 미스가 발생하지만, 동시에 마얀섬 부족에 내려오던 전설이나 가르침이 '지식'이 아닌 '지혜'와 '순리'로서, 대국적으로는 모두 맞는 말이 되었다는 것으로 양면 보충을 하지요. 또 사람, 특히 사랑,을 비추고 풀어나가는 점에 대해서는 정말 감격할 정도로 뛰어났구요. 여러모로 카와모리 쇼지씨의 나아진 원숙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프리퀄임을 감안하더라도, 마무리를 왜 그렇게 했었어야 했나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솔직히 쪼~끔!!만 비틀어줬어도 훨씬 더 뛰어난 작품으로 저에게 각인되었을텐데... 아니면 미리 암시라도 조금 심어주던가 말이지요. (사실 시간을 들이고 보고, 생각하면 괜찮습니다만... 열심히 보고 있던 사람 입장에선 너무 급작스러워서 쌩뚱맞다는 느낌밖에는...) 이렇게 되어선, 남는 것은 뛰어난 공중전(솔직히 인간이 만든 모든 영상물을 통틀어서 제일 뛰어나지 않을까하고 생각하게 될 정도의), 애니메이션의 퀄리티, 음악과 연출 등등... 생각하면 장점이 굉장히 많지만, 가장 중심이 되는 스토리가 삐끗해버려서 너무 안타깝군요. (거의 완벽할 수 있었습니다, 나름대로)

제로라는 의미에는 많은 것이 담겨있다고 생각됩니다. 무엇보다도, 원시적인 부족과 그 섬이 배경이라는 것이 무엇보다 강하지요. 그러면서도, 발키리, 사랑, 그리고 '힘이 있는' 노래를 부르는 여주인공이라는 마크로스 세계 전통을 모두 담아내는 걸 보면서, '참 좋다'라고 계속 느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코드들이 담겨있어서일까요^^


자질구레한 얘기들로 넘어가자면...
연출적인 면에서는 최종화에서 마오가 정령화(?)되어 나타나는 것 하나만 단점으로 짚고 싶군요. 현실적인 감각에서 만화적인 느낌을 넘나들 때에도 약간은 갭이 있었고, 주인공인 신의 캐릭터적인 매력이나 흡입력도 솔직히 부족했다고 생각하지만...(사실 신이라는 캐릭터의 발전(development) 자체가 부족했지요) 그리고 스탭롤이 흐를 때 한국 스탭들의 이름이 한글로 나온다는 것 역시 나름대로 감동이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 역할이 동화, 작화에 한정지어졌다는 것은 쓴 웃음을 짓게 하더군요.

기억 속에 남을 겁니다. 특히, 제가 본 어떤 영상물보다, 원주민과 그 생활, 문화, 배경, 전통 등을 가장 아름답게 그려낸 작품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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