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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2005/2002

WXIII - Patlabor the Movie 3

by 노바_j.5 2006. 9. 13.
독립적으로 놓고 보아야 하는 수작...

패트레이버 시리즈는 항상 섬세함을 겸비한 선구자였습니다. 이번에 오시이 마모루가 손을 놓으면서 나온 3번째 극장편은,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독립적으로 놓고 본다면 상당한 수작이라고 생각됩니다.

독자적인 장르를 구분할 만큼 파워가 있는 소재인 '괴물'과 '로봇'을 현실세계에서 대립시킨다는 자체부터 일반적이지는 않지만 (괴물과 로봇 역시 이야기의 중심이 되지는 않는것이 또 독특), 작품을 볼 때도 누군가에 촛점이 맞춰지기보다는 영화에서 일어나는 사건 그 자체가 가장 중점에 옵니다. 스토리도 형사추리물 형식을 따라가고... 제목에 패트레이버보다는 WXIII라는 문구가 메인으로 찍혀있는 것 역시 이 작품이 독립적으로 보여져야 한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이번 작품이 어떤 때보다 섬세하다고 느껴지는 것은 이야기의 중심에 - 왠일로 - '인간'이 있기 때문입니다. 재미있는 점은, 영화 내에서 '아날로그 대 디지털'의 대립구조가 반복적으로 보여지는데, 거기에 '사에코 대 세상/사회', '괴물 대 로봇'이란 구조가 끼어드는 점입니다. '비상식 대 상식'이란 대립을 기존의 '아날로그 대 디지털'이란 구도에 겹쳐놓으면서 보는 이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지는데 그 점이 이번 작품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괴물의 본질 역시 괴물인가 딸인가 (명칭에 있어서도) 하는 갈등이 생기는데, 그 생물이 '폐기물 13호'로 명명되어있다는 사실부터, 클라이막스 전반에 걸친 시퀀스 까지 보는 이에게 연민의 정을 갖게 합니다.

기존 상식이나 사회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는 점에서 (또 그런 면에서, 계속 의문을 던지는 형사수사물 형식을 따라간다는 것 역시 멋진 선택이라 보입니다) 기존의 패트레이버 극장판 시리즈들과 꾸준히 그 궤를 같이 하지만, 다른 어떤 때보다 인간의 본질적인 면이 그 중심에 오게 되어서 이번 작품이 참 인상 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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