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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2005/2004

톱을 노려라 2! - 다이버스터

by 노바_j.5 2008. 6.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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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년만에 보는 일본 애니메이션 작품입니다.

[톱을 노려라 2! - 다이버스터]는 프리크리의 스탭들이 주축이 되어서 만들어냈는데, 오리지널리티와 '톱을 노려라' 의 속편으로서의 위치를 잘 잡은 것 같습니다. 다이버스터가 계승하는 것은 '언니'와 '노력과 근성', '어이없고 스펙타클한 오버스러움' 정도로... 작품의 최소한도의 정신적인 요소들에 머무릅니다. 뭐 물론 특유의 팔짱 포즈라던지 큰 세계관, 기술적인 면, 엔딩 등등 여러 면에서 충분히 속편이다라고 확신할만한 것들은 갖가지 있지만 (극이 전개될수록 더 많이 드러나며 감정의 고조를 돕는 듯) 다이버스터는 거의 독립적인 작품으로서 자기 위치를 잘 잡습니다. 덕분에 건버스터 급의 로봇을 보지 못하는 것은 약간 허전함을 주지만... 한국 영화인 '괴물' 의 시리즈화에서도 드러나지만 이런 식으로 다른 이에게 최대한 자율적으로 속편을 만들게 하는 것은 즐기는 입장에서는 참 반가운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원작이 -안노 히데아키 특유의- 너무 편집증적인 모습을 보여서 약간 거부감이 있었습니다. 기대치도 너무 높았고 작품에 대한 정보도 어느정도 알던 상태라 감흥이 떨어졌었지요. 다이버스터는 반대였습니다. 건버스터와의 연계점은 크게 보이지 않고 건버스터를 대체할만한 머신도 보이지 않고 해서 좀 의아하게 생각했는데... 훌륭하게 끌어내서 마무리지은 것 같습니다.

최근에 단편영화(?)를 하나 만들어봐서 연출과 편집 등의 면들에 조금 더 신경을 쓰게 되었는데... 일단 다이버스터는 전체적으로 압도적인 퀄리티를 자랑하지만 저는 특히 연출이 좋았습니다. 퀄리티에 놀란 덕분도 있는지 1화가 제일 좋았습니다. 광각으로 잡아낸 롱샷의 느낌들도 좋았고, 무엇보다 안정적이면서도 과감한 구도들이 좋았습니다. 소리의 활용에 있어서도 어떤 이벤트의 전조부터 깔아놓는 것이 아니라 시작 직후부터 넣어서 작품을 지배하지는 않게 조절하는 것이 인상적이었구요. 프리크리는 작품 자체가 그래서 그런지 상당히 과격하고 흐트러진, 막나가는 모습이었는데 감독인 츠루마키 카즈야씨가 내공이 쌓인건지 아니면 그냥 방향이 달라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더 꽉 짜였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받은 느낌은 노노가 귀엽고 목소리도 예쁘다 - 여서 스페셜 피쳐를 잠깐 봤는데 헉... 후쿠이 유카리씨... 이건 성우의 비주얼이 아닌 겁니다. 검색해봤더니 역시 사진모델(?) 출신...*ㅅ* 야마자키 타쿠미씨가 나와서 좀 놀랐고 (하지만 야마자키 타쿠미씨는 목소리가 워낙 튀어서...; 이사무가 자꾸 생각나더군요), 니콜라 역의 이와타 미츠오도 참 많이 들은 목소리라서 '이게 누구시더라...'했는데, [아키라]의 주인공 카네다, 또 그 외에도 여러곳에 출연하셨더군요. 하지만 사실 가장 놀란 것은 역시 사카모토 마야(...) 마크로스 Frontier 오프닝에서 소리를 냅다 지르셔서 놀랐는데 이 때 쌓인 내공일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웃음). 처음엔 [하이바네 연맹]의 라카 역을 맡은 노다 준코씨인가 했습니다. 투박한 톤이 좀 비슷하죠 (마야씨는 노래할땐 맑지만 목소리 자체는 두터움이 있는 편이라).

음악은 원만했다고 생각합니다. 옛날 테마에 현대적 감각을 넣는다던지... Nino와 ROUND TABLE이 작업한 오프닝, 엔딩도 좋은데 개인적으로는 오프닝이 참 좋더군요. 그리고 각 OP, ED의 비주얼도 좋았지만, 특히 노노는 okama씨가 그린 엔딩속의 모습이 훨씬 평소의 노노스럽다고 느껴집니다. '미래 비주얼'이라는 이름으로 참가하셨는데 특유의 컬러풀하고 감각적인 면이 느껴지더군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패러디는 그다지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놈의 '서비스'(...) 집요하더군요 -_- 무서운 쌀람들!

스토리 흐름이나 배분은 적당했다고 생각합니다. 좀 치밀하고 갈수록 빡세지지만 드라마 '구조'를 저해할 정도는 아니구요. 여러모로 치밀하고 '빡센' 점은 가이낙스의 전체적인 특징이리고도 할 수 있겠지만, 순수함을 저해하기 때문에 드라마성을 깎아먹는다고는 생각합니다 그냥 팍팍 받아들이기에는 이미 머리가 너무 복잡하달까... 후반에도 너무 스토리가 엎치락뒤치락을 거듭하고... 하지만 여러 면에서, 여러번 다시 볼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p.s. '새'의 테마, 암시가 무슨 뜻인지 좀 의아합니다. '라르크(Lark)'의 뜻은 종달새이지만 이야기상으로는 노노에 어울리고... 까마귀의 이야기도 있구요.

p.s.2 경악스러운 전체적 퀄리티를 보면 역시 에반게리온을 마냥 싫어할 수가 없습니다. 돈을 꾸준히 대주니(...) 하지만 언제 그렇듯이, '단순히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한' 매체로서 애니메이션을 사용하는 다른 곳들과는 달리 '애니메이팅' 그 자체에 항상 매력을 불어넣고 또 여러모로 실험 정신도 잃지 않는 가이낙스가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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