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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2010/2007

수장기공 단쿠가 노바

by 노바_j.5 2012. 1. 31.

유니크한 매력 덕분에 탄탄한 지지층을 가지고 있는 [초수기신 단쿠가] 를 기반으로 나온 2007년도 작품. 당시 유행했던 일종의 '슈퍼로봇 현대애니화'에 함께한 작품인데, 역시 비슷한 유형의 가이킹이나 지그 리메이크는 나름 인정받은 반면 이 단쿠가 노바는 가장 엉성한 느낌인 듯 하다.

스토리 뼈대도 그렇고 원작 단쿠가에서 차용한 여러가지 컨셉도 그렇고 포텐셜은 좋아보였는데 그놈의 스토리 전개나 연출이 영... 개인적으로는 좀 더 유능한 감독이 맡아서 2쿨 정도로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다. 지금의 작품은 [정들면 고향 코스모스장] 정도의 분위기에 [초중신 그라비온] (역시 오오바리 마사미 감독) 정도의 느낌이랄까... 80년대 로봇물을 현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제작한 듯한 느낌이다. 문제는 제작진들의 마인드/감각 역시 80년대의 것으로 보인다는 점일까. 이건 그냥 철부지 애들 깝치는 거잖아.

원작에서의 '짐승 -> 인간 -> 신'의 진화를 역으로 파고들어서, 기계(신)들의 전쟁에 개입한 단쿠가가 인간들에게 좀 더 원초적인 전투를 하게 만드는 건가? 하는, 사뭇 진지한 생각도 해보았으나 개뿔(...).

오오바리 마사미가 그림은 천재적일지 몰라도 감독으로선 도저히 좋은 점수를 줄 수가 없는 것이, 스토리텔링 감각이 너무 안좋다는 것. [수장기공 단쿠가 노바]가 가진 가장 큰 문제점은 처음부터 끝까지 분위기 연출에만 기댈 뿐, 긴장이나 갈등이 전혀 형성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개그가 그다지 웃기지도 않다. 분위기와 융화도 잘 안되고, 그냥 '이건 개그구나' 정도? 스토리 적으로는 무슨 드라마나 반전이 나와도 그냥 심드렁하다. 그림체도 개인적인 취향은 아니지만, 비주얼 에드벤처식 날림연출까지 써놓고도 퀄리티가 전반적으로 낮은 것을 보면 예산도 많이 없었던 듯.

단쿠가 좋아하는 사람은 그냥저냥 볼만하지만... 글쎄, 나는 단순히 슈퍼로봇대전 예고편에서 아오이 목소리가 마음에 들어서 본거라(...) (참고로 아오이나 크라라나 여자성우들 발성 하나는 마음에 들더라). 작품으로 따진다면 옛 단쿠가의 향수를 느낀다는 것 정도 이외엔 허무하리만치 별다른 의의를 찾을 수 없다. 작품 의도에는 어긋나겠지만 차라리 원작과의 연계성을 강화하거나 떡밥에라도 충실히 기대는 편이 (아오이의 혈통이나 F.S. 관련 등) 되려 낫지 않았을까 싶다. 아니면 샌드맨을 기점으로 그라비온이랑 연계를 해서 오오바리 월드를 구축하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