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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2010/2008

마크로스 프론티어 (Frontier) (TV판)

by 노바_j.5 2012. 6. 29.

마크로스 시리즈의 집대성

1년이 멀다하고 신작이 쏟아져나오는 건담 프랜차이즈에 비해 한동안 잠잠하던 마크로스 진영에서 5년만에 등장한 『마크로스 프론티어』! 사실 방영 당시에는 딱 적당히 잘 만든, 대중지향성 작품이구나 싶어서 크게 끌리지 않았는데, 실제로 보니 정말 그랬습니다(...).


 건담』이 너무 범람해서 개족보뒤죽박죽이 된 건담 세계를 통합한 방식이 새로운 스토리와 함께 이전과 이후의 모든 작품을 긍정하면서 포괄해버리는 것[각주:1]이었다면, 마크로스 시리즈의 경우는 카와모리 쇼지의 통제 아래 비교적 깔끔한 세계관을 유지하고 있었던지라, 『마크로스 프론티어』는 각 작품들의 여러 요소들을 직접적으로 차용하고 오마쥬하는 쪽으로 작품을 만들어 나갑니다.


기존의 마크로스 월드를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사람대로, 아는 사람은 아는 사람대로 재미있게 볼 수 있게 이야기를 풀어나간 반면, 마크로스 시리즈의 일관된 요소들 자체가 워낙 작품 구성에서 비중이 큰 데다가[각주:2], 동일한 세계관, 기존 작품들의 오마쥬성 차용 등으로 인해서 주요 인물들의 캐릭터성 이외에는 거의 작품 내외적으로 새로운 요소를 찾기가 힘들었습니다. 마크로스 시리즈가 잠잠했던 만큼이나 한동안 본격적인 활동을 하지 않았던 카와모리 쇼지 감독에게 있어서는 성공적인 컴백이었다고 생각하지만, 작품을 보면서 드문드문 '참신한 아이디어는 고갈되었나... 이젠 다른 감독에게 완전히 위임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동안의 공백이 있었기에 그나마의 어필이 성공적이었다고나 할까요.


그렇다고 『마크로스 프론티어』가 딱히 트렌드에 뒤쳐지거나 한 것은 아닙니다. 특히 인상깊게 본 것은 정체불명의 외계종족과의 접촉과 커뮤니케이션 문제를 다룬 것인데[각주:3], 신화의 영역[각주:4]에서 나아가 '미지와의 조우'로 본격적으로 넘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각주:5]. 임팩트 자체는 좀 부족했지만 최종보스 캐릭터도 상당히 인상깊었구요. 게다가 성우를 뒤늦게 알고보니 데칼챠!  알고보니 이번 프론티어에서는 조연 / 단역급 캐릭터들 성우진이 후덜덜하더군요(...).


유아사 마사아키 식의어떻게 보면 엄청나게 훌륭한작화이긴 한데...;


마크로스 시리즈가 전통적으로 삼각관계의 구성에서 변화를 추구해온 것도 있지만, 개인적으론 셰릴이란 캐릭터에 하악하악눈이 많이 갑니다. 스스로의 힘으로 세상을 돌파해서 꿈을 거머쥐는 쉐릴과 란카는 오리지널 마크로스 이후로 '시대의 여성상'을 가장 잘 표현하고 있지만, 셰릴처럼 다채로운 면모를 보여준 캐릭터는 본인의 말대로 '어지간해선 보기 힘든' 유형이었습니다. 거기에 더해 그 외설스러움은 가히 독보적(...) 특히 5화에서 핸드폰 진동에 느끼는 장면은 데칼챠!! 이걸 진짜 공중파에서 방영했단 말이야?!!! ㅁㄴ아ㅓㄹ;ㅁ나얼;머ㅏㄴㅇ;ㄻ[각주:6] 뭐, 현실적인 면에서 좋았던 것은, 너무 요란해서 듣기 부담스러웠던 (어쩌면 방영당시 안보게 된 이유 중의 하나였을지도-_-;) 쉐릴/May'n의 노래들이 귀에 좀 들어온 점이랄까요. 칸노 요코 여사의 대중가요풍 편곡이 너무 도찐개찐이었다는 것은 여전히 안타깝지만.


제대로 맘먹고 돌아온 마크로스 작품이라 그런지 예산도 엄청나게 때려박았다는게 눈에 보이는데, 시청자 입장에선 감사할 따름...! 특히 그 압도적인 수의 삽입곡 배리에이션과 연출이라던지, 오프닝 / 엔딩마저 수시로 바꿔 나오는거 보면 믿기 힘들 지경이더군요. 그리고 스토리도 무난하게 잘 끌어나갔는데, 말도 안되는(...) 삼각관계의 발전과 묘사가 부드러워서 꽤 놀랐습니다. 과연 삼각관계 명문 마크로스랄까! 덕분에 알토만 더 죽일놈이 되었어. 그러나 어디까지나 스토리적으로 설득력이 있다는 것이지, 현실에선 어림 반푼어치도 없을 이야기(...). 좀 진지하게 이야기하자면, 대중적인 일본 애니들이 시청자오덕들을 너무 현실과 격리시키는 것 아닐까 싶어서, 문득 씁쓸한 기분이 들었네요. 왜 난 햄보칼 수가 엄써!!



전작들의 수많은 차용이 있었지만 가장 가슴벅찼던 장면은 바로 이것! 아무래도 『마크로스 플러스』 빠돌이인지라(...). 저 때 날아오르는 모습을 부감으로 잡은 컷이랑 비슷한 장면도 있었는데 말이죠^^


하지만 최고의 걸작은 역시...!

쇼지 카와모리 총감독죠지 야마모리 감독(두둥)

푸하하하... 감독님 묘사가 너무 웃겨서 완전 뒤집어졌습니다.


  1. 실로 비범...하지만 턴에이 후속작이 나오면 어떻게 될까?(...) [본문으로]
  2. 삼각관계, 가수/노래, 발키리 전투. [본문으로]
  3. '어긋나는 커뮤니케이션'이란 주제 때문인지 작중 인물들 간의 소통 역시도 유난히 서로 엇갈리는 듯 한데... 전지적 시점인 시청자에게는 살짝 답답할 수도 있는 양날의 검. [본문으로]
  4. 에반게리온, 라제폰 등. [본문으로]
  5. 『교향시편 에우레카 세븐』→『마크로스 프론티어』→『건담 OO (극장판)』 [본문으로]
  6. 2009년 말 발매한 맥스팩토리제 피규어를 봐도 충격과 공포(...)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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