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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34

만화를 산다는 것, 소장한다는 것 아다치 미츠루의 [쇼트 프로그램]을 보았다. 고백하자면, 소위 '상업만화'를 사서 보는 것은 마지막이 언제인지 기억도 못할 정도로 오랜만이다. 5학년 때 호주로 떠난 까닭도 있지만, 내가 마지막으로 '단행본'을 구입했던 것은 아마도 이명진의 [어쩐지...저녁] 아니었을까(*). [쇼트 프로그램] 역시 일반적인 상업만화와는 좀 다르지만, 굳이 구입했던 것은 단편작품 구상을 위해서라도 두고 볼 가치가 충분하다는 판단에서였다. 3권이라는 짧은 분량 덕분도 있으며, 사실 [쇼트 프로그램]같은 경우는 만화방이나 대여점에서 빌려 보기보다는 차분하고 편안한 상태에서 봐야하는 작품이라는 생각이다. 만화책이란 것은 사실 다른 문제보다도 보관과 열람에 있어서 일반 서적보다 무리가 따른다. 솔직히 말하자면 [쇼트 프로그램].. 2008. 8. 30.
크로스 게임 (연재中) 작가 자신의 최대작 [H2] 이후, 1~2루타 정도의 점수를 내준 [카츠!] 빼고는 딱히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한 아다치 미츠루가 다시 야구로 돌아왔다. 이번엔 못해도 2루타 정도는 되는 장타성 작품으로 보인다. [크로스 게임]. 크로스게임(Cross Game)이란 제목이 클로스 게임(Close Game)의 오타 아니냐 하는 지적이 있지만, 야구광인 아다치가 야구용어를 몰라서 잘못 적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뭐, 잘못 적었더라도 또 은근하게 넘어가겠지만). 오타가 아니라면 H2에서 보인, 교차하는(Cross) 주인공들의 관계도 연상되는데... 제목도 그렇고 뭔가 밋밋해보이지만, 이번 작품을 보고선 상당히 놀랐다. 아다치 미츠루 특유의 '틀'이 생기게 된 이후로 아마도 가장 크고 많은 변화를 준 것이 이.. 2008. 8. 23.
최규석 단편집 - 공룡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 책자 속에 이미 각 단편의 평론이 있기 때문에 따로 평론을 써야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유명한 책이기는 하지만 기억에서 잊혀져있었다. 그러다 토요일, "셀마의 단백질 커피"를 보러 가서 경품으로 받았다. 내가 이걸 받아도 되는건지 좀 망설이긴 했지만... 스스로의 양분으로 삼기로 했다. 최규석 작가는 날카롭고 끈기있으며, 절제력이 뛰어나다는 느낌이 든다. 침묵하면서 날카롭게 지켜보는 듯한 태도를 보여주지만, 군데군데 창의적이고 효과적인 연출을 집어넣은 것이 인상적이다. 답답하고 무거운 전체적 분위기를 중화시키는 효과도 겸하고 있다. 기대한다...라고 상투적으로 표현하기엔 왠지 부자연스럽다. 솔직하고 개성있지만 상업적인 느낌과는 맞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말 하든 말든 좋은 작품은 계속.. 2008. 6. 23.
타이밍 역시 강풀은 위대하다. 뭐랄까... 그다지 할말이 없다. 시간에 대한 작품은 항상 쉬운 헛점이 보이기 마련인데 강풀은 특유의 한국적인 맛과 섞어서 그 부분을 멋지게 갈무리지었다. 강풀은 재치가 번뜩임에 틀림없는 작가이지만 그 이상으로 집념과 집중력이 뛰어난 작가라는 느낌이 든다. 보러가기 2008. 3. 3.
로맨스 킬러 강도하씨는 역시 콘 사토시씨가 생각납니다. (파프리카, 퍼펙트 블루, 천년여우 등의 감독인) 그래도 더 인간적인 모습에 역시 더 한국적이긴 하구나 하네요. 어떤 면에서, 콘 사토시는 '머리로만' 즐긴다는 느낌이 강해서 좋아하지 않는데 반해 강도하씨의 작품들은 머리+가슴으로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치밀한 계산이 눈에 띄는 작품은 좋아하지 않아도 보고 난 후에 인정할 수 있지 않나 합니다. 강도하씨의 이야기는 심각하고 답답하게 보여도 언제나 대중적이고 보편적인 감성과 경험에 동화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좋습니다. 이야기의 중심이 사랑에 있는 것은 필요하기도 한 구성일겁니다. 지금까지의 두 작품을 보면 강도하씨는 사랑의 뒷면, 어두운 면, 즉 사랑이라는 감정이 불러오는 '아픔'을 파헤칩니다. 작품 보러가기 p.. 2008. 3. 2.
총몽 Last Order 9권 정말 오랜만에 봤습니다. 9권... 10권도 봐야 하는데... 어쩐지 '최후의 명령(Last Order)'라는 제목의 실체가 밝혀지는 것도 그렇고, 어쩐지 머지않아 완결될 듯 합니다. 세권 정도? 잘 모르겠군요. 업보나 운명, 다차원의 세계에 관심이 많은 듯한 작품인데 재미있게도 몸소 패럴랠 월드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하니 묘하군요. 이전까지는 다소 심드렁하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뭔가 조금 괜찮아지는 느낌입니다. 문제는 주인공이 갈리가 아니라는 점이...;;;; 다양한 면으로 아직도 대단하고, 뭔가 새롭고 실험적인 모습이 느껴져서 좋습니다. 이것이 9권이 이전과 다른 점인 것 같습니다. 단, 원작보다는 자유분방함에서 나오는 쾌감이 떨어지네요. 좀 더 한가지 화두에 몰두하는 것 같은 모습이랄까... 말이 많.. 2007. 11.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