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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2010/200715

전뇌 코일 (電脳コイル - Coil a Circle of Children) [2007] 대중적인 인기작품보다는, 상업적인 입김이 적고 스토리가 충실한, 소위 '숨겨진 명작' 부류의 작품들을 좋아한다. 베스트애니메가 1주일이 넘게 다운된 상태인지라 자료는 부족하지만, 2007년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일본애니에 있어서 상당히 풍성한 해였다고 생각된다. 아마도 2006년, 2008년에 비하면 더더욱 두드러지지 않을까. [전뇌 코일]은 2007년의 숨겨진 명작들 중에서도 숨겨진 명작으로 분류될 수 있을 정도인데, 작품 초반의 몰입감 부족은 인정할 수 밖에 없지만, 대신 그 전반적인 작품성 역시 그만큼이나 뛰어나다. 제작진 일부가 스튜디오 지브리 출신인 덕에 작품의 정서나 애니메이팅 기술(움직임) 등에 있어서 특유의 느낌도 많이 묻어나지만, 이 작품에서 주목할만한 것은 무엇보다도 그 태생이 '교육.. 2010. 12. 20.
에반게리온: 서 / Evangelion: 1.0 - You Are (Not) Alone [2007] IPTV로 [에반게리온: 서]를 무료로 시청할 수 있길래, 오랜만에 에반게리온을 보았다. 등을 돌린지 오래되었지만 의외로 세세한 부분들까지 기억하고 있는 나 자신에게 놀란다. 사춘기 시절의 애증이란 오래 남는 것이려니. 원작 이래 끊임없이 되풀이된 세계관의 확장과 우려먹기의 진수. [에반게리온]은 여러모로 아이러니한 작품이다. 팬들에 대한 적극적인 조롱, 그리고 그에 부응하는 엄청난 파급력과 수입. 오타쿠가 오타쿠를 부정해서 오타쿠를 열광케 하고 오타쿠의 지갑을 열어 오타쿠의 배를 채운다 (비교적 일반적인 대중층이 에반게리온 만은 챙겨보기도 하는 별난 양상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제작사인 가이낙스 역시 [에반게리온]을 기점으로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매니아 성(性)과 자본주의 논리의 양 극단을 .. 2010. 9. 11.
미나미가 (みなみけ) (1기) [2007] 가벼운 작품은 그다지 보지를 않아왔는데, 마치 귀찮기만 하던 어린아이들이 어느 순간 예뻐지듯이, 이런 밝은 시트콤 풍 애니메이션도 어느 덧 보게 된다. [미나미가(家)]는 사쿠라바 코하루(?場コハル)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고2-중2-초5 로 이어지는 3살 터울 세 자매의 소소한 이야기를 재미나게 풀어내고 있는데, 초장부터 들이대는 "이 작품은 세 자매의 '평범한' 일상을 '담담히' 그린 작품이니, 과한 기대는 하지 말아달라"는 공지가 마음에 든다. [미나미가]는 [아즈망가 대왕]이나 [스쿨 럼블] 류의, 여학생을 중심으로 한 다른 코미디 물과 그 큰 틀은 비슷하게 가져가지만, 내용부터 표현까지 상당히 극성맞은 이들 작품들에 비해 '한 가족' 안으로 그 중심을 끌고 들어감으로서 좀 더 차분.. 2009. 8. 10.
천원돌파 그렌라간 [2007] 모 웹사이트에서 이 애니메이션 - [천원돌파 그렌라간] - 에 대해 흩어보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우리가 왜 거대로봇물에 열광하는가, 왜 그것이 유행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인기를 끌고 있는가, 왜 어른이 되고 나서도 그 지지는 계속 이어지는가' 에 대한 물음에서 시작했다는 문구였다. 그리고 이것은 - 제시된 주제만을 바라보는 지극히 어리석을 수 있는 감상태도를 불러옴에도 불구하고 - 고스란히 그렌라간을 지켜보는 큰 포인트가 됐다. '내놓은 해답이 뭘까?' 그런데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은 '장대하고 세심한 성장물'이란 일종의 '포맷'이라거나, '지하에서 빛을 찾아, 부당한 금기에 저항하며 하늘을 향해 나아간다'는 어떤 원천적인 '동기', 혹은 중반 이후 드러나는 '나선'이라는 것이 내포하는 인류.. 2009. 5. 26.
스트레인저 무황인담 SICAF나 전주국제영화제 등 각종 영화제에 출품되어온 [스트레인저 무황인담]을 보았습니다. 내용은 전란시대에 명나라가 불로불사약을 제조하기 위해 일본에 신하와 고수들을 파견해서 고아를 붙잡으려 하고, 고아는 우연히 만난, 과거가 있음직한 무사를 고용하여 펼쳐지는 이야기입니다. 사실 내용상으로는 크게 새로울 것이 없지만 이 작품의 진국은 그 기술력에 있습니다. 퀄리티도 퀄리티지만 그 기술적 측면에서는 정말... 입이 떡벌어집니다. 3D와 실사(아마도)를 절묘하게 섞었고, 여기에 따른 합성이나 톤밸런스, 카메라워크, 깊이감, 질감 등등 전방면에 걸쳐서 압도적인 실력을 보여주고, 특히 액션신이나 역동적인 화면의 표현같은 경우는 압권입니다. 애니메이션이 실사를 초월하는 표현력을 가진다고는 하지만, 그것이 보통.. 2008. 9. 20.
도쿄 마블 초콜릿 미술적으로 정말 보고 싶었던 류의 작품이다. 내가 그려오던 영상을 고스란히 본다는 것은 만드는 사람의 입장으로는 상당히 씁쓸한 것이지만...orz 사랑의 본질이 시시콜콜함이라면 정곡을 짚었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스토리의 신선함은 상당히 아쉬웠다. 굳이 심오해질 필요는 없지만 덜 뻔한 필요는 있다. 양쪽의 이야기를 동시진행하는 것 자체에 촛점을 맞추어서 그런지 이야기 자체의 흡인력은 충분치 못하다. 작은 시나리오적 장치나 배치같은 것들은 흥미롭지만. 대신 [도쿄 마블 초콜릿]은 스토리에 꼭 필요치 않았던 소소한 점들까지 보여줌으로서 또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단순한 '끼워맞추기'였다면 너무 지루했을 테지만 이 점에서 어느정도 또다른 묘미도 있다. '음악'에 관한 굉장한 집착(?) 역시 눈에 뜨이는 점이다. .. 2008. 5.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