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1996~200017

노인과 바다 (The Old Man and the Sea) 2000년 오스카 수상 등 화려한 명성에 빛나는 알렉산더 페트로프의 [노인과 바다]를 보았습니다. [노인과 바다]는, 음악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영상의 아름다움에 취해서 별다른 생각을 못하고 봤습니다. 일일이 유리 위에 유화로 그려진 29,000 장이 넘는 그림들 한장한장이 너무나도 아름다웠습니다. 다른 것을 떠나서 이 미술성 하나만으로도 이 작품은 대단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사실, 저는 원작 책을 (아마도)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는 듯 합니다. 읽었어도 먼 옛날의 일인 듯, 어렴풋하군요. 이 애니메이션 작품이 원작을 얼마나 잘 살렸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내러티브적으로 친절한 작품은 아닌 듯 합니다. 시간을 강압적으로 흐르게 해야만 하는 애니메이션이란 포맷, 그리고 그 작업분량 상, 이 정도.. 2007. 7. 2.
요코하마 매물기행 (1998) 최근 슬픈 일이 있어서 분위기가 가라앉아있던 참에, 아껴두던 요코하마 매물기행을 봤습니다. 우선은 98년도 두편만... [요코하마 매물기행]은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습니다. 참 많이 위안이 되더군요. 우선 눈여겨 볼 점은 엄청난 퀄리티입니다. 두편만 만들어서 그런지... 특히 파스텔톤의 포근하고 풍성한 색감은 일품입니다. 아마 역대 최고가 아닐까 할 정도로... 선 역시 조잡하거나 하지 않으면서 뭉툭하고 부드러워서 보기 좋았습니다. 그림체가 참 좋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움직임 역시 세세한 곳에까지 배려한 것이 돋보이고, 아주 자연스럽고 부드럽습니다. [요코하마 매물기행]은 정(靜)과 여백의 미를 정말 잘 알고 또 살린 작품이라고 봅니다. 한 편에 등장하는 성우는 4명에 불과하고, 소리도 절제되어 있습니다.. 2007. 5. 13.
펫 숍 오브 호러즈 (애니) 줄타기의 최강자 펫 숍 오브 호러즈를 봤습니다. 옛날부터 컬트적으로 인기가 있는 작품이고, 호러란 장르의 적용에 대해서도 관심이 있었기에... 애니메이션으로 나온 네 편을 모두 보고 귀결된 펫 숍 오브 호러즈의 핵심은, 개인적으로는 '줄타기' 아닌가 싶습니다. 기본적으로는 현실과 비현실 사이에서의 묘한 틈새에 잘 서있다고나 할까요. D백작의 모호한 정체성 주인공인 D백작부터 묘한 인상을 풀풀 풍깁니다. 이 사람 정체가 뭔지... 신비함을 잘 간직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쭝궈문화의 심오함 뭐 이런 차원을 넘어서서, 남자라고는 하는데 솔직히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모호하고, 나이가 몇인지도 모르겠습니다 - 몇 십 년 전에도 똑같은 모습이었던 것으로 유추되는 장면들이 나오지요. 눈 역시 양쪽이 다른 색깔이고, 이름.. 2006. 10. 26.
쿠로가네 커뮤니케이션 로봇의 모호함이 발목을 잡은 것 같습니다. 잘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이고 사실 그냥 보기엔 흠 잡을데도 없지만... 너무 지루하더군요. 플라이어를 빼면 특색있는 캐릭터도 없고, 리브스, 호니와 안젤라는 오리지널리티도 떨어져보였습니다. 각 화가 10분 남짓하기 때문에 페이스조절에 어려움이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기본적으로 작품 내에서 등장하는 '로봇'들에 대한 정의가 너무 모호해서 작품 전체의 발목을 붙잡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영부영 '전형성'에 기대어갈 수 밖에 없었고, 또 지금 다룬 것 이상으로 넘어가지도 못하고... 애니메이션이 전체적으로 지루했던 것 역시 캐릭터들이 설득력이 없는 상황에서 '자 대충 이런 이런 식이니까 그렇게 이해하고 봐줘' 하고 얼버무린 것이 크다고 봅니다. 요코하마 매물기행 등.. 2006. 9. 13.
감상 :: 브리가둔 ~ 마린과 메란 에... 이 애니메이션을 본 이유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쿠라타 히데유키 각본이었습니다. 지금까지 보면서 느낀 거지만 역시 굉장히 제 취향입니다. 순수함과 진지함을 잘 섞는다는 점이 특히 그렇고... 그 외적으로도 정말 뛰어나다고밖에 할 수 없습니다. 완급조절이라던가, 스토리 푸는 능력 등... (오히려 페이스 조절 등이 워낙 부드러워서 강렬한 맛이 떨어지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만...) 전체가 하나의 긴 흐름의 이야기라는 것을 잘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작품의 경우 선라이즈가 '지금, 거기에 있는 나'를 보고 염두에 두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 정도로 닮은 부분이 꽤 있습니다. '지금, 거기에 있는 나'가 1999년작이고 이 작품이 2000년에 바로 나왔는데, 외견 순진해보여도 굉장히 극적.. 2006. 1. 20.
감상 :: 지금, 거기에 있는 나 이 작품에 대한 저의 느낌은 이렇습니다. "이런 명작을 지금까지 몰랐다니..." 친구들에게 소개시켜줄 겸 얼마 전에 비밥을 계속 되풀이해서 봤었습니다. 그러다 강하게 느끼게 된 건데, 역시 애니메이션의 감동과 완성도를 좌우하는 핵심은 각본이라는 겁니다. 물론 기본 테마와 줄거리 개요 등 사전 작업 역시 치밀해야 하지만, 각본은 '스토리'라는 것에 있어서의 최종형태이니까요. 이것은 일본 만화나 애니메이션이 보통 작품을 '하나의 이야기'로 본다는 것과도 상통합니다. 좋은 작품을 찾아 이리저리 뒤지던 중, '쿠라타 히데유키'라는 각본가의 이름을 타고 들어간 작품 소개가 바로 '지금, 거기에 있는 나'였습니다. 예전부터 이름만 가끔씩 듣던 작품인데, 작품 설명이나 감상평을 보고 매력을 느껴서 보게 되었지요. 거.. 2005. 9.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