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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크래프트 워크스 (Witch Craft Works) 쿨데레의 끝판왕 카가리 아야카 신세기 에반게리온에서 전세계 오덕들에게 던져진 에바 vs 아스카 논쟁(?)에서 나는 레이 파였다. 쿨데레의 묘미란 옆에 있어도 부담스럽지 않은 쿨뷰티가 속으로는 데레데레하는 것을 보거나 상상하는 데에서 오는 것 아닐까. 아스카같은 인물상이 훨씬 더 현실적이구나 하고 느껴질 때도 있었지만, 다시금 이 작품에 푹 빠져버리는 것을 보니 취향이란 건 어쩔 수 없는가 보다. 위치크래프트 워크스의 카가리 아야카는 기존의 쿨데레에서 좀 더 나아가 성역할 반전적인 매력까지 겸비하고 있다. 왕자님 안기로 남주를 들고 있는 여주라니! 어린아이에게 '어머니'란 -특히 한국과 같이 아버지를 보기 힘든 사회에서- 어찌보면 아버지의 역할까지 겸비하는 아이의 모든 것이라고도 할 수 있고, 딱히 작품 .. 2015. 3. 3.
가디언즈 (Rise of the Guardians) 잠재적인 포텐셜은 상당히 높지만 다 발휘시키지는 못했다는 느낌이 좀 든다. 아마 기존 서구 문명에서 존재하는 캐릭터들을 차용하다 보니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캐릭터를 설명하고 몰입시켜야 하나 하는 선 잡기가 제작진에서도 애매하지 않았을까. 하여간 주된 인물들에 대한 대체적인 인물상만 가지고 있다면 즐겁게 보는 데에 큰 지장은 없다. 단, 뭔가 꽉 짜인 느낌보다는 "신나는 환타지 액션 활극!" 뭐 이런 느낌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후반의 데우스 엑스 마키나 문제가 좀 꺼름칙하긴 해도... 솔직히 뭐 크게 새롭거나 혁신적인 걸 기대하면서 보는 작품도 아니고. 각자의 '중심'에 대한 이야기는 뭉클한 데가 있고, 꿈을 잃지 말라는 메시지도 좋다. 나름 각 인물들에 대한 설정이나 역할 분배는 잘 되어 있다. 잭에게 .. 2015. 3. 1.
철완 버디 Decode 굉장한 작화와 소설같은 재미의 만남이랄까. 주인공 츠토무와 동급생인 하야미야와의 썸 느낌은 거의 없어졌고, 이런저런 주변 인물들이라던지 버디의 옛 이야기등이 등장해서 또 새로운 느낌을 준다. 1기는 츠토무의, 2기는 버디의 로맨스가 큰 축을 담당하기는 하지만, 역시 그렇게까지 감정적인 몰입을 선사하지는 않는다. 스토리의 짜임새 자체는 나쁘지 않으나... 웰메이드 작품인데 인기가 없다는 것이 안타깝다. 유우키 마사미가 "정해진 플롯에 따라 스토리를 강제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을 설정해놓고 그 안에서 등장 인물들이 스스로의 의지로 어떻게 움직일지를 가정해가며 그리는 몇 안되는 작가."라는 설명이 있는데, 그런 시뮬레이션적인 측면이 너무 강한것 같기도 하다. 아예 오시이 마모루가 그랬던 것처럼 극단적으로.. 2015. 3. 1.
드래곤 길들이기 2 (How to Train Your Dragon 2) 재미는 있지만, 완성도는 떨어진다. 일단 괄목할 만한 것은 전작보다 월등한 영상의 퀄리티. 등장인물들의 성장에서도 느껴지듯이 시간이 많이 흐르긴 흘렀나보다. 「드래곤 길들이기 (1)」에서 다룬 성장이 공동체 안팎에서의 성장... 즉 혼자였던 어린아이가 주위와의 관계를 맺고 그 안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는 이야기였다면, 『드래곤 길들이기 2』는 세대 간의 계승과 리더쉽에 대한 담론이다. 속편인 만큼 이래저래 간지로 점철되어 있는 모습이지만, 이야기를 밀어붙이기 위해 조금 무리수를 둔 듯한 느낌이 든다. 이번 2편에서 새롭게 등장한 가장 큰 요소들은 ⓐ 죽은 줄 알았던 히컵의 엄마 '발카'와 ⓑ '알파종', 그리고 그에 따른 용 세계의 '위계질서 시스템'이다. 발카의 경우, 나우시카나 원령공주가 나이를 먹.. 2015. 1. 13.
드래곤 길들이기 (How to Train Your Dragon) 2편을 먼저 봐서 그런지, 가장 눈에 띄였던 것은 CG 기술의 압도적인 차이였다. 이후 후속편에서는 설정이라던지 여기저기서 좀 왜곡된 모습을 보여주는데, 역시 첫 작품은 훨씬 더 안정적이고 온전한 설정을 보여준다. 투슬리스가 주인공 히컵과 친해지기 전까진 고양이처럼 굴다가 친해진 후에는 개처럼 군다는 점이 꽤 재미있었고... (모션에서의 디테일을 잘 잡아낸 건 역시 훌륭했다. 싸우는건 울버린 등의 오소리과의 느낌.) 아, 동반 추락 씬에서 마크로스 플러스의 연출을 가져온 듯한 장면이 있었는데, 가슴벅찰 정도로 멋졌었다. (전반적으로 공중을 마음껏 누비는 짜릿함과 상쾌함을 보여주는 데에 힘을 주었다. 나이스!) 작품의 주제라면 역시 '소통'일 것이다. 그런데, 소통과 이해의 기본인 '남과 나를 같은 선상에.. 2014. 10. 30.
언어의 정원 (言の葉の庭) 『언어의 정원』이란 작품은 정말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된 작품이다. Akinator(링크)라는 라는 인물찾기 웹사이트에서 일본 애니 캐릭터들도 맞춘다는 얘기를 듣고, 『마크로스 플러스』의 뮹 판 론(링크)를 찾아보다가 오답으로 내놓은 캐릭터가 이 작품의 히로인, 유키노 유카리였기 때문이다. (먹먹한 느낌이 꽤나 닮았다!) 첫 인상은 신카이 마코토스럽게, 아니 어쩌면 예상했던 것 그 이상으로, 숨이 막힐 정도의 압도적인 비주얼. 적어도 표현 면에서는 내가 본 어떤 작품들보다도 아름답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미학적(?)'으로 가장 아름다운 작품으로는 『나의 지구를 지켜줘』를 꼽는다.) 비주얼 만큼이나 소리도 인상적이었는데. 새로 참여한 작곡가 분의 음악도 그전에 비해서는 무게감이 느껴졌었고, 물소리, .. 2014. 10. 15.
어른의 로맨스, 패트레이버 극장판 2 (機動警察パトレイバー2 the Movie) 문득 패트레이버와 고토 키이치가 다시 보고 싶어졌다. 이제는 나도 아저씨 취향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나이를 먹다보니 어느새 자연스럽게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와 작품이 된 것이다. 제대로 볼 수 있는 때가 왔다고나 할까. 예전에 보았을 당시에 감상을 적지 않기를 잘한 것 같다. 생각해보면 재미있는게, 패트레이버 극장판 시리즈는 나아갈수록 그 중심인물이 ①특차 2과에서 ②대장 두 사람, 그리고 ③외부의 형사 콤비로, 즉 바깥으로 멀어지며, 그 이야기의 초점도 ①(본편 느낌의) 수사 활극에서 ②중년의 사랑, ③모성애로 성숙해져가는 느낌이다. 오시이 마모루 특유의 철학적 장광설은 이젠 그냥 개똥철학으로 들린다. 공각기동대 시리즈라면 모를까, 적어도 패트레이버에서 그의 철학은 주(main)가 아닌 부(sub.. 2014. 9. 23.
주먹왕 랄프 (Wreck-It Ralph) 게임 캐릭터들의 대거 까메오 등장으로 주목을 끌었던 『주먹왕 랄프』는 의외로 그렇게 아동층 취향은 아니다. '게임'이 배경이라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을 낚을 법도 하지만 사실 요즘 아이들에겐 『주먹왕 랄프』에 등장하는 게임들은 거의가 생소한 코드들의 향연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디즈니는 안심했던 것일까? 뚜렷하지 않은 권선징악이나 결자해지, 아이들이 공감하고 이해하기에는 조금 어려운 성인취향의 테마와 이야기까지... 바넬로피의 톡톡 튀는 캐릭터가 돋보이기는 하지만, 아무리 봐도 아이들보단 어른들 속의 아이들을 위한 작품인 것 같다. 오호, 딱딱한 껍데기 속 동심의 세계라. 수평적이고 다양 미묘한 인간관계를 보면서 여성감독의 영화같은 느낌이 들었다. ('주먹왕 랄프' 게임에서 랄프에게 가장 딱딱하게 대하는 .. 2014. 2. 24.
겨울왕국 (Frozen) 디즈니식 '왕도'로의 회귀디즈니나 픽사는 전통적으로 장편 상영에 앞서 단편 애니메이션을 틀어주는데, 이번 『겨울왕국』 앞에 나온 "말을 잡아라!" 라는 단편 속 미키 마우스의 목소리는 실제 월트 디즈니의 음성을 복원한 것이라고 한다. 대중예술 업계에서 민감한 문제인 '저작권'의 주범(?)이 바로 미키 마우스이기에 굳이 다시 흑백 속의 미키마우스를 현대로 불러내는 것이 곱게 보이지만은 않았지만 (그래도 마지막엔 다시 흑백 화면으로 돌아가긴 한다), 호불호를 떠나서 뭔가 범상치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 『겨울왕국』 돌풍의 중심에는 "Let It Go"가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작품은 그 한방이 없었으면 지금처럼 뜨지는 못했을 작품이지만, 뒤집어 말하자면 디즈니 전통의 뮤지컬 애니가 가진 파괴력을 반증하는.. 2014. 2.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