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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2015/2012

사쿠라장의 애완그녀 (さくら荘のペットな彼女)

by 노바_j.5 2015. 7. 5.

『허니와 클로버』를 안 떠올릴 수가 없다. 좀 더 신시대적이고 라이트한 버전이라고 해야할까.


두드러지는 부분이 있는데, 작가의 시점이 남성적이라는 부분이다. 라이트 노벨 특유의 경향 탓도 있을 수 있지만, 무엇보다도 "내가 어엿한 인물이 되어서 마주하기 전까지는 사귈 수 없다"라는 고뇌는 오롯이 남자만의 것이고, 지금까지 애니메이션 작품에서 보기 힘들었던 부분이다. 이런 부분을 무게감 있게 다룬 작품은 개인적으로 이것이 최초이다.


그러나 냐보론 프로젝트를 마치고 2기로 넘어가면서 부터는 너무나도 강렬한 아침드라마(...)의 느낌이 적잖이 당황스러웠다. 이렇게까지 적나라한 연애드라마로 밀고나가는 애니메이션도 처음...인가? 사실 '천재와 범재간에 오는 고뇌와 갈등'이란 주제에 흥미가 더 컸었기에, 나에게는 좀 취향 밖으로 벗어나는 느낌이었다. 흥미의 끈을 놓지 않게 하는 제작진의 센스 덕에 끝까지 재미있게 볼 수는 있었지만.


가끔씩 '아 여기다 힘을 줬구나' 하는 곳들이 있었는데 (특정 캐릭터 푸쉬라던가), 초반의 주인공 (칸다 소라타)의 열연에는 캴캴 웃으면서 박수를 보냈으나, 후반의 연기까지 그렇게 오버해서 할 것까진 없었다고 본다. 다른 시청자들이 지적한다는 분노 연기가 특히... 나머지 등장인물들의 민폐도가 원작에 비해 줄어들어서 그렇다지만, 시각적이든 연기 면으로든 얼마든지 순화시킬 수 있는 부분이었고. 사실 다른 부분은 괜찮다. 다만 자기파멸적인 순간들, 마시로에게 좀 엉뚱하게(?) 화풀이하는 부분들은 아무래도 아쉽다.


전반적으로 약간은 평면적이 느낌이 아쉬웠지만 (명작 반열에 든다는 '허니와 클로버'와 비교하면 확실히 수준의 격차는 있다고 본다. 당 작품도 수작까지는 될 지 모르나...) 오히려 애니메이션 분이 끝난 시점에서 이후의 새로운 사이클 - 주인공들과 선후배, 신입 등과의 새로운 역할 설정 - 이 신선할 것 같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