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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2015/20119

도쿄 구울 (+ :Re) (만화판) (東京喰種 トーキョーグール) 한 2~3일간 미친듯이 독파한 도쿄 구울. 몇년 전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그다지 땡기지 않았는데, 어쩐 일인지 한번 보자는 생각이 들어서 읽어보았다. 애니메이션 2기가 망(...)이라는 이야기를 보고 만화 버전으로. - 굉장히 오랫동안 연재중인데, 처음 연재 당시에 어디까지 내다보고 시작했을지가 궁금하다. '드래곤볼'처럼 깔끔하게 보여지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엄청난 수의 떡밥이 항상 뿌려지고 있었고, 동시에 분명 여기까지 처음부터 키울 생각은 아니었던 것 같은 느낌이 공존한다. 어쩌면 전체 이야기의 틀이나 스케일은 어느정도 구상과 비슷하지만 디테일적인 측면에서 방향을 몇번 바꾼 것 아닐까 싶은데... 어찌 되었든 이번에 리제와의 다툼이 끝나면 종결되지 않을까 싶다. 수미상관을 맞추는 유종의 미까지 넘어.. 2018. 2. 28.
별을 쫓는 아이(들) - 아가르타의 전설 (星を追う子ども)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2011년 장편작. 지브리 작품들(원령공주, 천공의 성 라퓨타)이나 하이바네 연맹 등이 꽤 연상되는데, 이제는 제법 상업작품 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는 점이 특기할 만 하다. 그러나 고질적인 신카이 마코토스러움에 학을 떼게 되는 작품이기도 하다. 덩그러니 고독하고 어딘가로 떠나고 싶어하는 주인공, 별 것도 아닌(?) 동기에 걷잡을 수 없이 펼쳐지는 전개와 감성의 쓰나미.... 문학부 나왔다는 사람이 대체 어떻게 이렇게까지 할 수 있는지 한탄스럽다. '막연한 기대'가 작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크다. 별을 쫓는 아이의 경우는 스토리나 설정이 진부한 면이 있기는 하지만, 정돈만 잘 했으면 완성도나 대중성은 훨씬 더 나아갔을 작품으로 보여서 좀 안타깝다. 젊은 감독들 중 인지도로 따지면 .. 2016. 9. 24.
치하야후루 (ちはやふる)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초중반까지 이 작품을 보면서 든 느낌은 딱 "병X같지만 멋있어..."였다. 경기 카루타라는 생소한 카드놀이를 이렇게까지 진지빠는 스포츠로 승화시키다니! 약간은 어처구니 없는 듯한 실소를, 보면서 얼마나 지었는지 모르겠다. 경기 카루타라는 분야가 일본에 엄연히 존재하고 그 형식이나 격식이 실제로 비슷한 느낌이기는 하지만, 어찌되었든 쓸데없는 데에서 폼 잡는 일본 만화의 특성이 '경기 카루타의 생소함' + '섬세한 여성적 묘사력' 이란 더블 버프를 받아서 굉장히 오글거렸다. 경기 카루타가 가지고 있는 위상이나 규모 등을 보면 이것이 일본 내에서도 적당히 마이너한 영역이라는 느낌이다. 즉 널리 알려져있지만, 최고가 되더라도 수익을 창출해서 업으로 삼기에는 힘들 수준의 분야라는 것인데, 이 .. 2013. 3. 5.
Working'!! (TVA 2기) 1기 「Working!!」이 다분히 산발적인, 재기발랄한 감각에 의지하는 느낌이었다면, 2기 「Working'!!」은 개그만화로서의 포맷이 훨씬 더 잘 자리잡힌 느낌이다. 각 캐릭터가 자신의 포지션을 완벽히 구축하고 그 역할수행에 충실함으로서 약속된 듯한 플레이를 보여주는데, 그런 만큼 약간은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캐릭터들의 입체적인 느낌이나, 다양한 분위기 / 이야기로 발전 가능한 모종의 '여백'이 보이지 않게 된 것은 약간 아쉬울지도...? 잠깐 옆길로 새는 얘기일지도 모르지만, 「Working'!!」을 보는 내내 '스누피'로 유명한「피너츠 (찰리 브라운과 친구들)」이 생각났었다. 「피너츠」의 등장인물들은 어딘가 한가지씩은 꼭 부족한 데가 있는데, 작가인 찰스 M. 슐츠는 그것이 자신의.. 2012. 12. 27.
코쿠리코 언덕에서 지브리는 이미 아니메도 카툰도 아닌, 자신만의 스타일과 시장을 갖고 있는 독자적인 무언가로 자리잡은 듯 하다. 그 기술적, 스타일적 완성도가 얼마나 감탄스러운지, 아마 필자한테 코멘터리를 맡기면 러닝타임 내내 호들갑을 떨 수 있을 것 같다. 애니메이션은 개개의 장면들이나 캐릭터들의 움직임이 곧이곧대로 읽혀지는 것이 보통인데, 『코쿠리코 언덕에서』는 섬세한 묘사가 너무 풍성하게 화면을 메꾸고 있다보니 행간들의 미묘한 의미 파악에 차질이 있을 정도이다. 이 정도의 퀄리티라면 거의 어처구니 없는 수준. 이 작품에서 미야자키 고로와 지브리 스탭들은 상당히 중용적인 스탠스를 보여주는데, 예를 들면 초반의 왁자지껄한 이벤트나 "카르티에 라탱"의 존재 양식은 고스란히 기존 지브리의 그것이며, 작품 자체적으로도 「귀를.. 2012. 9. 25.
C: The Money of Soul and Possibility Control 2011년의 숨겨진 수작 중 하나라는 소문에 찾아본 『C』. 돈과 금융 등 경제를 다룬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돈'의 의의'C'의 풀네임을 해석하자면 '영혼과 가능성을 지배하는 돈'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경제와는 담을 쌓고 살았는지라 자세한 것은 모르겠지만, 실체가 없는 가능성과 미래, 신용 등을 담보로 그 가치를 환산한다는 점에서 볼 때 이 작품에서 다루는 것은 사실 현금 위주의 경제가 아니라 '금융'을 다루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애초에 이런 환산이 말이 되는 것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이것은 '돈'의 의의에 대한 정의를 어떻게 볼 것인가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다. 사실 돈은 종이쪼가리일 뿐이다. 없다고 사람이 죽거나 하진 않는다. 현실 세계에서, 개개인 단위에서의 실제.. 2012. 9.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