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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2010/201011

기동전사 건담 UC (Unicorn) - 기적,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심을 받았으나 오랜 제작기간과 마지막 화의 과도한 연출로 인해 팬들의 반응도 약간은 애매하게 식어버린 『기동전사 건담 UC』. 일단 기합은 팍팍 들어간 만큼, 2010년 대의 괴물같은 퀄리티의 작품들이 난무하는 와중에서도 영상이나 음악이나 모두 한 차원 위의 퀄리티를 보여준다. 실시간으로 기다리며 보았다면 다음편을 기다리느라 맥이 빠졌겠지만, 간만에 OVA 다운 OVA 였다는 느낌. 특히 1화의 크샤트리아 전투 씬은 정말 언급을 안할래야 안할 수가 없을 정도. 기존 건담 팬 여부를 떠나서 보는 사람을 한방에 훅 가게 하는 임팩트를 자랑한다. 후반으로 흘러가면서 퍼스트 건담의 등장인물들 (+ 벨토치카)도 직접 나오지만, 이 작품은 정말이지 처음부터 끝까지 80년대 건담 작품들에 대한 오마쥬로 가득 .. 2016. 1. 16.
드래곤 길들이기 (How to Train Your Dragon) 2편을 먼저 봐서 그런지, 가장 눈에 띄였던 것은 CG 기술의 압도적인 차이였다. 이후 후속편에서는 설정이라던지 여기저기서 좀 왜곡된 모습을 보여주는데, 역시 첫 작품은 훨씬 더 안정적이고 온전한 설정을 보여준다. 투슬리스가 주인공 히컵과 친해지기 전까진 고양이처럼 굴다가 친해진 후에는 개처럼 군다는 점이 꽤 재미있었고... (모션에서의 디테일을 잘 잡아낸 건 역시 훌륭했다. 싸우는건 울버린 등의 오소리과의 느낌.) 아, 동반 추락 씬에서 마크로스 플러스의 연출을 가져온 듯한 장면이 있었는데, 가슴벅찰 정도로 멋졌었다. (전반적으로 공중을 마음껏 누비는 짜릿함과 상쾌함을 보여주는 데에 힘을 주었다. 나이스!) 작품의 주제라면 역시 '소통'일 것이다. 그런데, 소통과 이해의 기본인 '남과 나를 같은 선상에.. 2014. 10. 30.
케이온!! (2기) けいおん!! / K-ON!! 근래 가장 성공한 애니메이션 중 하나인 「케이온!」(1기)의 기세를 몰아 제작된 「케이온!!」(2기). 처음엔 오프닝만 보고서 땡기지 않아 묵혀뒀으나 문득 생각이 나서 보게 되었다. 그러나... 탄력 잃은 티타임 2기와 비교할 때 1기 「케이온!」에서 주목할만 했던 것은 단연 '스토리의 축'이 있다는 것이었다. 미약하더라도 1기에서는 '악기를 모르던 소녀가 - 경음부를 접한 뒤 매력에 빠지고 - 열심히 연습을 해서 - 성공적으로 공연을 마친다'는, 기본적인 기승전결이 갖추어져 있었다. 2년을 1쿨에 집어넣은 스피디한 진행과, 비교적 다이나믹한 전개 (바다로 간다던가, 신입부원의 가입) 등, 작품으로서 나름 탄탄한 스토리 구성이 가능했던 것이다. 그러나 2기 「케이온!!」은 처음부터 끝까지 '현상유지'에 .. 2012. 12. 30.
다다미 넉장 반 세계일주 (四畳半神話大系) 독특한 느낌과 유아사 마사아키라는 감독에 끌려 보게 된 작품. 예전에 보다가 중도포기한 『망상대리인』같으면 어쩌나 싶었으나, 다행히 훨씬 더 매끄럽게(?) 정제된 작품이어서 즐겁게 감상할 수 있었다. 『신세기 에반게리온』 이후 차츰 늘어난 '탈덕권유'형의 스토리이지만 루프/분기물로 이루어진 구성과 스토리 전달이 굉장히 흥미진진하고, 유아사 마사아키 감독의 연출이나 나카무라 유스케의 캐릭터 디자인도 독특한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온갖 혼자만의 생각 안에 틀어박혀 있는 주인공 '나'는 어떤 현실에서도 온전히 정착하지 못하고 항상 망상만을 쫓는다. 그 덕분에 어디를 가든 무엇을 하든 주도적이고 능동적인 입장이 되지 못하고 '내 (이상향적인) 생각과는 다르다'면서 수렁으로 스스로를 몰고 가는 것이다. 주인공은 .. 2012. 7. 17.
일루셔니스트 (L'illusionniste) '벨리빌의 세쌍둥이'로 유명한 실뱅 쇼메의 2010년 작. 거장 자크 타티가 딸에게 보내는 편지자크 타티는 프랑스의 찰리 채플린으로 유명하며, 비록 남긴 작품들은 많지 않지만 영화사나 영화팬들 사이에서 거장으로 기억되는 인물이다. '일루셔니스트'의 스크립트는 원래 딸한테 보내는 편지로 쓰여졌다고 하는데, '벨리빌의 세쌍둥이'로 깐느에 간 실뱅 쇼메가 자크 타티의 딸인 소피 타티셰프에게서 건네받은 원작을 보고 큰 영감을 받아 영화화를 결심했다고. 화려한 수상경력에서 볼 수 있듯이 일루셔니스트는 평론가들에게 굉장한 평가를 받았고, 많은 대중에게서도 찬사를 받은 작품이다. 무엇보다도 애니메이션이라는 포맷 자체의 예술성을 극한으로 끌어올린 비주얼은 그 자체만으로도 '먹고 들어갈' 수 있을만큼 감격적인 화면을 선.. 2012. 6. 26.
블랙 라군 3기 - Roberta's Blood Trail 엠마와 마호로, 가면의 메이드가이와 함께 시대를 풍미한 전설의 메이드, 로베르타가 돌아왔습니다. 몇년만에 이어서 보려니 기억이 어렴풋해서 살짝 멘붕이 오기도 했지만, 역시 블랙 라군은 특유의 맛간 느낌을 즐기는게 제일이죠, 음음! 생각해보면 블랙라군이 이 로베르타만큼 심도있게 파고 들어간 캐릭터가 있나 싶습니다. 이대로 애니메이션 시리즈가 끝이 난다면 아마도 블랙라군 제작진이 모든것을 집약시켜 보여준 기념비(?)적인 캐릭터가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구요. 원작과 비교해 가장 파격적으로 각색되었으니 말이지요. 게다가 OVA란 특성상 상대적으로 높은 퀄리티 + 전에없던 하드한 장면들이 나옵니다. 그 한 몸 불살라서 모든 고생을 헤쳐나가는 로베르타 선생. 그래도 간만의 출시인지라 다양한 캐릭터들이 빠지지 않고 .. 2012. 6.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