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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2010/20098

에반게리온: 파 - 2.22 You Can (Not) Advance 원작과 거의 같은 흐름을 유지했던 1.11에 비해서 대폭적으로 스토리가 변경된 2.22. 이 작품에서도 역시나 '인본주의'가 돋보인다. 1.11의 주역이 미사토였다면 2.22에서는 아스카와 레이의 변화가 돋보이는데, 레이같은 경우 원작에서도 어느정도 인간성을 찾아가는 과정이 있지만, 2.22에서는 더욱 더 이런 면모가 강화되고, 이후 원작에서 안타까운 부분이었던 자폭 씬에서 죽지 않고 신지의 구출로 생존하게 된 것이 기쁘다. 바로 서드 임팩트 발생 → 카시우스의 창으로 저지되는 걸로 끝나서 향후 어떻게 될지는 Q를 봐야지 알겠지만... 아스카의 경우는 새로운 캐릭터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꽤 많이 바뀌었는데, 역시나 더 '현실적인 (= 인간다운)' 느낌이 보면 볼수록 신선하다. 시키나미의 팬들은 어.. 2016. 7. 21.
진 마징가 - 충격! Z편 [진 마징가 - 충격! Z편] (이하 'Z편')은 이마가와 야스히로 감독의 지휘 아래 만들어진 '마징가' 월드의 재편성, 그 시작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스토리의 짜임새나 스케일은 이 작품을 SKL이나 마징카이저 등의 어떤 확장 / 외전 편보다는 정통성을 물려받은 ver.02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탄탄하지만, 마치 어떤 노래의 리믹스 버전을 듣는 듯한 느낌이랄까, 특정 개인이마가와의 취향대로 폭주한 것 같은 인상이 강하다. 동시에 잡지에서는 [진 마징가 ZERO] 가 연재중인데, 애니메이션과 만화의 포맷 차이는 있지만 이쪽은 더욱 더 순수한 '광기'에 물들어 있는 것 같다. 원작자 나가이 고가 워낙에 크레이지한 분이신지라 (자기 눈치보지 말고 마음껏 재구성하라고 한것도 얼마나 통크고 쿨한 처사인가!) .. 2012. 1. 2.
속·나츠메 우인장 [2009] 대부분의 느낌은 1기와 비슷하다. (감상기 바로가기) 일단 분위기상 두드러지는 것은 좀 더 본격적으로 여성 취향이 드러난다는 점이다. 감성지배적이랄까. 아기자기한 재미나 여성적인 코드, 미형의 느낌이 강조된 영상. 그러나 1기에서 보였던 문제들이 거의 고스란히 남는다. 캐릭터들의 폭은 다양해졌지만 그들과 얽히는 것은 아주 국지적일 뿐이고, 모든 이야기는 일변도적인 휴머니즘 지상주의로 흘러간다. 더욱이 큰 문제는 너무 감성에만 치우친 모습이 한층 더 심해져서, 작품 속 세계관의 일관성이 너무나 떨어진다는 점이다. 1기에서도 지적했던 요괴 세상의 규율 부재라던가, 물리적인 경계 등의 문제는 일단 봐준다 치자. 요괴들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주인공 나츠메 타카시를 죽일 수 있을 것 같고, 마음만 먹으면 무적.. 2011. 1. 29.
전파적 그녀 [2009] [전파계]는 일본에서 과대망상에 빠져 사는 사차원적인 인물들을 부를 때 쓰는 수식어다. '의식이 어딘가 다른 주파수(전파)에 맞춰져있는 것 같다'는 뜻으로 보면 괜찮을 것 같은데, 우리 주변에는 허경영이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작품에서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히로인 '오치바나 아메'가 대표적으로 이런 전파계 캐릭터의 모습을 보여주지만, 사실 주인공인 '쥬자와 쥬우'를 제외한 [전파적 그녀]의 등장인물들은 선악을 가리지 않고 전부 꽤나 비정상적이다. (덧붙이자면 쥬자와 쥬우를 제외한 등장인물들은 전부 여자다...) 범상치 않은 몇몇 인물들의 배경은 후속작격인 (그러나 애니메이션화는 더 일찍 된) [쿠레나이] 에서 어렴풋이나마 설명되는 듯 하다. 라이트노벨스럽다는 것이 무엇인지 극단적인 예를 보여주는 .. 2010. 10. 11.
라이드백 [2009] 허연 원피스 한장만 걸치고 인간형 오토바이(?)에 탄 주인공. [라이드백]의 포스터는 어딘가 조금 부조화스러운 이미지이지만, 적당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이 작품에 막상 필이 꽂혔던 것은, 처음으로 이 주인공 '오가타 린'에게 인간형 오토바이 '라이드백'을 소개시켜주는 부분을 보면서부터였다. [공각기동대]를 차용한 듯한 오프닝도 그렇고 이래저래 어설픈 점이 느껴지는 [라이드백]이지만, 재미있게도 이 작품은 기존의 바이크를 다룬 작품보다 더 바이크 라이딩의 쾌감을 고스란히 느끼게 해 준다. 자유로이 공기를 가를 때의 청량함, 바람과 진동을 피부로 접하며 느끼는, 마치 내 몸의 일부인 것 같은 기분. 그림으로 아무리 바이크를 봐도 알 리가 없는 그 기분을, [라이드백]에서는 바이크를 실제로 '내 몸이 확장.. 2010. 10. 6.
바케모노가타리 (化物語) [2009] [바케모노가타리]는 2009~2010년의 대표 애니메이션 중 하나로 꼽을만한 굵직한 작품이다. 제목은 '괴물 (혹은 괴이) 이야기' 정도로 번역할 수 있는데 (영어로는 절묘하게도 'Ghostory'라고...), 이 작품에서 등장하는 '괴이'의 정체는 단순히 괴물이나 유령이라기 보다는 심리적인 압박이 빚어낸 원념(怨念)이 비슷한 기운을 가진 귀신(정령)들과 동조해 구현화한 것에 가깝다. 이들 괴이의 정체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나 [카미츄!] 등에서 엿볼 수 있는 일본의 전형적인 다신신앙과도 결부되어 있지만, 그것들은 어디까지나 형식을 제공해주는 것에 지나지 않고, 실제 작품의 내용은 당사자 개개인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데에 그 중심이 있다. [바케모노가타리]는 기존 애니메이션 팬층을 대상으로 하는 여.. 2010. 7.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