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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1995/19932

어른의 로맨스, 패트레이버 극장판 2 (機動警察パトレイバー2 the Movie) 문득 패트레이버와 고토 키이치가 다시 보고 싶어졌다. 이제는 나도 아저씨 취향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나이를 먹다보니 어느새 자연스럽게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와 작품이 된 것이다. 제대로 볼 수 있는 때가 왔다고나 할까. 예전에 보았을 당시에 감상을 적지 않기를 잘한 것 같다. 생각해보면 재미있는게, 패트레이버 극장판 시리즈는 나아갈수록 그 중심인물이 ①특차 2과에서 ②대장 두 사람, 그리고 ③외부의 형사 콤비로, 즉 바깥으로 멀어지며, 그 이야기의 초점도 ①(본편 느낌의) 수사 활극에서 ②중년의 사랑, ③모성애로 성숙해져가는 느낌이다. 오시이 마모루 특유의 철학적 장광설은 이젠 그냥 개똥철학으로 들린다. 공각기동대 시리즈라면 모를까, 적어도 패트레이버에서 그의 철학은 주(main)가 아닌 부(sub.. 2014. 9. 23.
바다가 들린다 오랫만에 생각이 나서 [바다가 들린다]를 꺼내 다시보았다. 원래는 극사실주의적인 작품을 보면서 '실사로 만들 수 있다' 혹은 '왜 이걸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을까' 하는 의문들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지금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똑같이는 만들 수 없다. 애니메이션이 실사영화와 다른 점들은 꽤 있지만 그중 가장 중점적으로 '영화의 어법'에 반하는 것은 독백, 나레이션 등의 보이스오버(V.O.)와 과거회상(flashback)이 너무나도 잘 어울린다는 점이다 (영화에서 이 둘은 시나리오를 쓸 때 특별한 기술적 이유가 없다면 거의 무조건적으로 기피시되는 기술들이다). 좀 더 엄밀히 따지자면 이것은 2D 애니메이션에 어울리는데, 아직은 너무나 미성숙한 나의 개인적인 지론 중 하나는 '2D에서는 자기 자신을 보고 .. 2007. 2.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