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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2015/201413

크로스 앙쥬 ~ 천사와 용의 윤무 (クロスアンジュ 天使と竜の輪舞) 후배의 추천으로 반신반의하다가 '바쁜 사람들을 위한 슈퍼로봇대전X'의 평가를 보고(....) 보게 되었다. 여담이지만 아주 적절한 평가라는 느낌인데...."부끄러움을 알아라 / 뭐냐 이 파렴치한 애니는! / ...하지만 나쁘지 않아." 거두절미하고 이야기하면 '맛'은 있고 '멋'은 없는 작품 되시겠다. '맛'이라고 하면... 자극적인 건 있는대로 다 넣었고, 전반적으로 중2병에 가까운 무언가가 진하게 넘쳐 흐른다.이것저것 많이 끌어다 오기는 했지만,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요소들의 집합체다. 오리지널리티가 빈약하고, 통일된 느낌을 받기는 어렵다.'멋'이 없다는 것은 깊이있는 고뇌의 부족함에서 온다. 이것이 없으면 중딩 애들이 담배 피면서 멋있다고 생각하는 수준에 머무를 뿐이다. 『크로스 앙쥬』에는 개연성이.. 2018. 11. 4.
알드노아. 제로 (ALDNOAH. ZERO) 너무 많은 레퍼런스 사이의 균열한동안 애니메이션 감상을 못했던 것을 감안해도, 간만의 메이저 작품이었던 것 같다. 엔딩을 보고 나니 다들 아름다운 추억(...)이 한가득일 거 같지만, 폭발적인 분량과 분노의 나무위키 글들을 읽는것 또한 재미있었고... 다행히 보면서 느끼고 생각했던 부분들은 많이 겹치지 않는 것 같아 마음 편히 감상평을 쓸 수 있을 것 같다.시원시원하다! 웰메이드 작품처음 시청하면서 바로 들었던 생각은, 소위 '왕도'의 길을 따라가면서도 현대적인 차용이 매력적이고, 군더더기 없는 시원시원한 전개가 좋다는 점. 워낙에 '왕도'를 내세웠기 때문인지, 레퍼런스 / 클리셰가 정말 어마어마하게 많다. 부모가 없는 재능있는 소년이 우연하게 전쟁에 참여하게 된다던가, 우주거주민과 지구인 전쟁의 이유라.. 2017. 8. 31.
아오하라이드 (アオハライド/Ao-Haru-Ride) 너무나 자연스러운, 닮은 꼴들의 상호 구원 단촐한 멤버구성에 정석적인 스토리와 전개까지, 상큼한 이미지도 그렇고 참 작품이 깔끔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거의 유일한 차별점이 [상처입은 남주인공의 치유와 구원 + 천상 여자에서 의도적으로 선머슴이 된 여주인공의 대비와 활약]인데, 이런 어느 특정한 요소보다도 '정통파'의 맥을 정확히 짚어냈다는 점과, 굉장히 섬세한 결으로 소소한 느낌을 잘 살려냈다는 점이 장점으로 보인다. 속칭 '웰메이드' 작품이랄까? 캐릭터들의 행동이나 연출, 스토리 등을 보면, 더도 덜도 아닌 딱 적당한 지점을 유지하는 것을 작품 전반에 걸쳐 볼 수 있다. 그 와중에서도 활력 넘치는 여주인공 후타바의 모습은 인상적이다. 여린 소녀에서 선머슴을 자처한 후타바의 복합적/이중적인 면모는 남자 .. 2016. 8. 5.
4월은 너의 거짓말 (四月は君の嘘) 무서울 정도의 집착, 에두르는 표현, 죽음에 대한 미학... 참으로 '일본적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방영되었던 "울려라! 유포니엄"과는 같은 음악 작품이고 둘 다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서로 완벽히 대칭된다는 점이 눈에 뜨인다. 범재와 천재, 단체와 개인, 우정과 사랑 등, 거의 모든 면에서 상반된 면모를 보여준다. "울려라! 유포니엄"이 우직하면서도 솔직한 금관 - 그 중에서도 부드럽고 풍성한 유포니엄 - 이라면, "4월은 너의 거짓말"은 말그대로 바이올린 같은 느낌이 들었다. 화려하고, 섬세하며, 극적이다. 기본적인 스토리나 반전요소 등도 비교적 쉽게 읽히고, 개인적인 취향에는 오버드라마틱한 감이 없지않아 있지만, 보는 이를 움켜쥐고 주인공들의 내면 속으로 끌고 들어가는 힘은 강력하다. 이.. 2015. 10. 13.
시로바코 (SHIROBAKO) 작품의 결말을 향해 가면서 몰아치고 또 몰아치는 기세를 보고 감탄했다. 작품 전반(全般)에 풀어놓거나 쌓아온 갈등들을 연달아서 한꺼번에 부딪혀버리는데, 여기까지 오려고 그동안 천천히 묵혀온 걸 생각하면 정말 엄청난 뚝심을 보여주는 애니메이션이다. 잠깐 애니메이션 회사에서 일했을 때에는 3D 극장판을 제작하는 파트에 있었는데, 2D와 3D, 일본과 한국 등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여러 부분에서 공감이 갔다. 아무래도 1기 분량은 업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체적인 그림과 이해를 돕기 위해 밑그림을 깔아놓는 느낌이고, 본격적인 시작은 2쿨에서부터라고 보아도 무방할 듯 하다. 크게 보아 주인공은 미야모리 아오이와, 그녀의 애니메이션 동아리 동기인 20대 초반 여성들인데, 1기에서는 (몇몇은 2기 중반까지도) .. 2015. 9. 29.
건담 G의 레콘기스타 (ガンダム Gのレコンギスタ) 흑백으로 비평을 하기에는 상당히 애매한 작품이다. 망작이라고 하기도 그렇고 걸작이라고 하기에도 좀 그런... '좋든 싫든 토미노의 작품'이라는 말이 나올만 하다. 스토리적인 측면에서 보면 퀄리티 저하를 감안하더라도 4쿨(~50화), 못해도 3쿨 정도로 짜서 제작했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데, 이야기 진행이 너무 급하다. 그와중에도 집어넣을건 다 집어넣었다는게 대단하긴 하지만... 이번에 'G레코'를 보면 토미노옹 특유의 풍성한 세계관에 새삼 감탄하게 된다. 이렇게 잘 구축된 세계관과 인물들 때문에 자기가 의도하지 않더라도 덕후들이 파고 들만한 컨텐츠를 만들게 되는 것 아닐까. 뭐 매번 그런건 아니지만(...). 같은 의미로 G레코의 인물들은 정말 사람답고 현실적이다. 정형화되거나 양식화되지 않은, .. 2015. 8.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