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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2015/201211

여름 눈 랑데부 (夏雪ランデブー) 일본드라마와 백귀야행의 중간 즈음 어딘가.작품에 대해서 그렇게 크게 얘기할 게 없는 것은, 완주한 뒤에 시간이 꽤 흘러서이기도 하지만, 그렇게까지 특출난 부분이 많지 않은 작품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보다는 사실 이 작품을 먼저 알았던 것 같다. 공통점은 Aimer 의 노래 때문이었고. 양쪽 작품 다 나이차가 꽤 나는 커플링을 반대 성별로 각각 그려냈기 때문에 비교해보는 것이 꽤 재미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두 작품이 애초에 상당히 다른 작품이어서 비교하는 의미가 없어져버렸다.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은 나이 차이가 이야기의 중심에 있지만, 이 "여름 눈 랑데뷰"는 연상연하 커플링이라는 점 자체가 이야깃거리가 되지 않는다. 무언가 사회적인 입장 차이가 부각되는 것도 아니.. 2018. 12. 19.
에반게리온: Q - 3.33 You Can (Not) Redo 몹쓸 물건이지만 어쩔 수 없이 흥미진진하다. '서'에서 '파'로 넘어오면서 작품에 변화를 준 것이 두드러졌는데, '파'에서의 그것이 스토리를 대폭 뜯어고친 정도였다면, 'Q'의 경우는 아예 다른 작품처럼 느껴졌다. (의외로 플롯의 큰 틀만 따져보면 꽤 많은 부분이 유지되지만.) 본편 전의 거신병 이야기는 에반게리온의 이야기와 연관성이 강하다. 일반인이 에바나 사도의 전투, 서드 임팩트 등이 닥쳐올 때 어떤 느낌일지가 상당히 현실성 있게 나오고, 신화와의 연관성이나, 화자가 이야기하는 7일간의 창조와 소멸, '그딴 거 알까보냐 난 혼자라도 살아남을거다'라는 개인주의적 시각, 본편으로 이어지는 것 처럼 의도된 마무리 대사 등... 역시 지나가는 떡밥 중의 하나라고 쳐도, 지브리 + 카라에서 이런 걸 내놓았다.. 2016. 7. 22.
사쿠라장의 애완그녀 (さくら荘のペットな彼女) 『허니와 클로버』를 안 떠올릴 수가 없다. 좀 더 신시대적이고 라이트한 버전이라고 해야할까. 두드러지는 부분이 있는데, 작가의 시점이 남성적이라는 부분이다. 라이트 노벨 특유의 경향 탓도 있을 수 있지만, 무엇보다도 "내가 어엿한 인물이 되어서 마주하기 전까지는 사귈 수 없다"라는 고뇌는 오롯이 남자만의 것이고, 지금까지 애니메이션 작품에서 보기 힘들었던 부분이다. 이런 부분을 무게감 있게 다룬 작품은 개인적으로 이것이 최초이다. 그러나 냐보론 프로젝트를 마치고 2기로 넘어가면서 부터는 너무나도 강렬한 아침드라마(...)의 느낌이 적잖이 당황스러웠다. 이렇게까지 적나라한 연애드라마로 밀고나가는 애니메이션도 처음...인가? 사실 '천재와 범재간에 오는 고뇌와 갈등'이란 주제에 흥미가 더 컸었기에, 나에게는.. 2015. 7. 5.
가디언즈 (Rise of the Guardians) 잠재적인 포텐셜은 상당히 높지만 다 발휘시키지는 못했다는 느낌이 좀 든다. 아마 기존 서구 문명에서 존재하는 캐릭터들을 차용하다 보니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캐릭터를 설명하고 몰입시켜야 하나 하는 선 잡기가 제작진에서도 애매하지 않았을까. 하여간 주된 인물들에 대한 대체적인 인물상만 가지고 있다면 즐겁게 보는 데에 큰 지장은 없다. 단, 뭔가 꽉 짜인 느낌보다는 "신나는 환타지 액션 활극!" 뭐 이런 느낌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후반의 데우스 엑스 마키나 문제가 좀 꺼름칙하긴 해도... 솔직히 뭐 크게 새롭거나 혁신적인 걸 기대하면서 보는 작품도 아니고. 각자의 '중심'에 대한 이야기는 뭉클한 데가 있고, 꿈을 잃지 말라는 메시지도 좋다. 나름 각 인물들에 대한 설정이나 역할 분배는 잘 되어 있다. 잭에게 .. 2015. 3. 1.
주먹왕 랄프 (Wreck-It Ralph) 게임 캐릭터들의 대거 까메오 등장으로 주목을 끌었던 『주먹왕 랄프』는 의외로 그렇게 아동층 취향은 아니다. '게임'이 배경이라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을 낚을 법도 하지만 사실 요즘 아이들에겐 『주먹왕 랄프』에 등장하는 게임들은 거의가 생소한 코드들의 향연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디즈니는 안심했던 것일까? 뚜렷하지 않은 권선징악이나 결자해지, 아이들이 공감하고 이해하기에는 조금 어려운 성인취향의 테마와 이야기까지... 바넬로피의 톡톡 튀는 캐릭터가 돋보이기는 하지만, 아무리 봐도 아이들보단 어른들 속의 아이들을 위한 작품인 것 같다. 오호, 딱딱한 껍데기 속 동심의 세계라. 수평적이고 다양 미묘한 인간관계를 보면서 여성감독의 영화같은 느낌이 들었다. ('주먹왕 랄프' 게임에서 랄프에게 가장 딱딱하게 대하는 .. 2014. 2. 24.
사이코-패스 (PSYCHO-PASS) 참여하고 있는 밴드 내에서 인기가 많은 것 같아 보게 되었다. 사실 『사이코-패스』는 작품으로선 그다지 인정하기 힘들다. 매 순간이 상당히 작위적이라는 느낌은 차치하고서라도 작품의 세계관 자체가 설득력이 떨어지기 때문. 하지만 이 작품은 '분위기'로 승부를 걸어온다. 하드보일드하고 잔혹한 분위기와 더불어, 일견 그렇게 보이지 않지만 상당히 다양하게 아니메 팬층의 페티시즘을 건드리고 있는데... 미학이나 표현 등에 집착하는 모습이랄까. "되도 않은 작품이 자극만 내세워서 먹히려고 든다"가 솔직한 심정이었다. 문제는 그런데도 재미있다(...). 작중 인물들의 무게 배분 등, 뭔가 여러모로 엉성해보이는 데에도 불구하고 이야기의 완급 조절이나 연출은 훌륭하다는 걸까. 어찌 보면 연애요소나 섹시어필을 이렇게까지 .. 2013. 12.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