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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기동전사 건담: 섬광의 하사웨이

by 노바_j.5 2022. 4. 1.

해석은 나무위키에 너무 잘 되어있다. 아직도 몇가지 대사는 약간 아리송한 감이 있지만.

 

감독은 맡지 않았더라도 과연 명불허전 토미노 옹 원작이라 그런지, 특유의 불친절한 (하지만 덕분에 재미있는) 대사나 상황 묘사들이 산적해 있다. 완성도 높은 세계관 / 개연성 설정 때문에 각자 할 말만 하고 자기 할 행동만 하는 것은 묘하게 현실적이라는 느낌을 보강해 주는데, 현지 관계자들의 찬사대로 영화와 애니 중간의 어딘가에 있는듯한 이 작품과는 시너지 효과가 크게 난다. (사실 도중 블루 피리어드나 코미양 등 작품을 보았지만 굳이 리뷰는 적지 않았는데, 역시 토미노옹 작품은 리뷰욕을 자극한다...)

 

역습의 샤아와 실제 이어지는 부분도 크지만, 장면 연출 등에서도 오마쥬(?)한 부분들이 많다. 또다른 하나가 생각난다면 역시 놀란 감독의 배트맨 트릴로지인데 공중 테러도 그렇지만 특히 취조실에서의 장면은 배트맨이 조커 심문할때랑 거의 복붙 아닌가 싶을 정도.

 

기기 안달루시아는 익히 알려진대로 퀘스 + 라라아의 느낌인데 현대적으로 잘 살려낸 것 같다. 제작진에서도 말그대로 혼을 갈아넣은 것이 느껴진다.

 

레인 에임은 개인적으로는 뉴타입보다는 강화인간스럽다는 인상. 어느 쪽으로도 해석은 가능하지만 규네이 거스가 겹쳐보이는 탓도 있고. 기본적으로 어딘가 정서적으로 불안정해보이고 뭔가에 집착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카미유의 경우를 예를 들어 반론할 수도 있겠지만, 애초에 카미유라면 정규 군인이 되진 않았을 듯?

 

감독인 무라세 슈코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었지만 어떤 인물인지 읽어보니 고개가 끄덕여진다. 거기에 콘티에 와타나베 신이치로가 참여했다는 것을 뒤늦게 알고는 '아, 역시...!' 하는 생각. 건담에 나베신이라니 크으...!

 

이걸로 괜찮은가? 싶어지는 부분은 의외로 꽤 높아보이는 진입장벽. 간만에 비(非)오타쿠 친구들에게도 권하고 싶은 작품이라고 생각하지만, 이것저것 생각해보니 못해도 역샤는 먼저 봐야 할것 같고, 역샤로 처음 건담을 접하는 친구들은 또 비슷한 굴레(전작이나 배경을 알아야 할것 같은)에 빠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간만에 정말 잘 만든 작품이라고 생각하는데, 역설적으로 현실적 / 실사영화적이라는 부분 때문에 그만큼의 배경지식이 뒷받침해주지 않으면 온전한 감상이 불편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좀더 만화적인 작품이었다면 뭐 몰라도 대충 대충 넘어갈 수 있을 법도 한데.

 

그래도 기존의 건담 팬들, 특히 이제 나이가 지긋한 아저씨 팬들에게는 훌륭한 선물임에 틀림없다. 아마도 반다이 측에서는 이 작품으로 다시 정통 (토미노 사관), 혹은 기존 건담 유니버스에 팬들이 백트래킹해서 유입되는 것을 기대하고 있지 않을까. 지금까지의 작품들이 그래 왔듯이.

 

이제는 친구들이 낯선 작품에 한시간 반씩이나 투자할 만큼 여유가 있는 나이가 아니지만... 그래도 참 궁금하다. 이 작품을 보면 어떻게 생각할지!

 

p.s. 인상적인 장면들이 너무 많지만, 하나만 꼽으라면 하사웨이의 흑화 장면. 와 무슨 호러무비 보는줄...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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