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238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 (恋は雨上がりのように) 더러운 중년남자와 풋풋 상큼한 여고생의 로맨스! ...로 여러 사람들을 거하게 낚은 작품 아닐까 싶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그런거 없다. 라기보다, 이야기의 주제가 실은 거기에서 비켜서 있다. '중년 아저씨들, 미성년한테 과한 관심은 갖지 마시라구요?' 정도라고는 좀 왜곡해서 말할 수 있으려나.실제로 일본에서는 이미 몇 년 전부터 20대 여성이 약 40 중반정도까지는 결혼상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상당히 보편화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 전에도 「백마 탄 왕자님」 이라는 2005년도 작품에서 이미 비슷한 사례를 보여주며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에서는 나이 차를 한층 더 키워버리지만, 상당히 그럴싸한 일이기에 좀더 자극적으로 다가오는 부분인데... 결론적으로는 이것이 이야기의 주.. 2018. 11. 19.
크로스 앙쥬 ~ 천사와 용의 윤무 (クロスアンジュ 天使と竜の輪舞) 후배의 추천으로 반신반의하다가 '바쁜 사람들을 위한 슈퍼로봇대전X'의 평가를 보고(....) 보게 되었다. 여담이지만 아주 적절한 평가라는 느낌인데...."부끄러움을 알아라 / 뭐냐 이 파렴치한 애니는! / ...하지만 나쁘지 않아." 거두절미하고 이야기하면 '맛'은 있고 '멋'은 없는 작품 되시겠다. '맛'이라고 하면... 자극적인 건 있는대로 다 넣었고, 전반적으로 중2병에 가까운 무언가가 진하게 넘쳐 흐른다.이것저것 많이 끌어다 오기는 했지만,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요소들의 집합체다. 오리지널리티가 빈약하고, 통일된 느낌을 받기는 어렵다.'멋'이 없다는 것은 깊이있는 고뇌의 부족함에서 온다. 이것이 없으면 중딩 애들이 담배 피면서 멋있다고 생각하는 수준에 머무를 뿐이다. 『크로스 앙쥬』에는 개연성이.. 2018. 11. 4.
바이올렛 에버가든 (Violet Evergarden) 뭔가 다르다 가장 신경쓰이는 부분부터 이야기하자면, 넷플릭스의 영향력이 어디까지 왔는지 주목할만 하다는 점.첫 화를 보고 나서 '아니 도대체 돈을 얼마나 때려박았길래...'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화는 익히 기대하고 있었지만, 사운드의 질감까지도 역대급이라고 할 만하다.넷플릭스의 일본 애니메이션계 진출은 예전부터 이루어져왔으나 이번만큼 본격적이라고 느껴진 것은 처음이다. 이전까지는 변방에 머무른다는 느낌이었으나 쿄애니라는 제작사와 본 작품의 성격으로 보아 정말 메이저 무대로 올라온 느낌. 2018년 30편의 작품 발표를 목표로 무려 9조원(!)의 투자를 한다고 하였는데, 애니메이션 제작 최대의 관건이자 난점이 투자자 확보라는 점에 있어서는 쌍수들고 환영할 일이지만, 모에물과 일상물은 -북미 시청자들의 취향.. 2018. 7. 13.
마징가 Z: 인피니티 누구를 위한 마징가 Z인가? 로봇 애니의 팬으로서 여러가지 파생작을 보았지만, 정통으로의 복귀를 가장 강력하게 내세운 작품은 이 『마징가 Z: 인피니티』 였던 것 같다. 예고편을 보면서 멋지다는 생각과 동시에, 시대적 밸런스를 어떻게 해결했을지 궁금했는데, 결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그리 만족스럽지는 못했다.우선 하나의 작품으로 보았을 때 주절주절 설명이 왜 이리 많은지... 영상 작품에서 말로 하는 설명은 보통 가장 마지막에 쓰는 수단이다. 설명할 시간이 부족했나 하면, 그렇다고 시간이 엄청나게 촉박하다거나 한 것도 아니다. 필수적인 정보였던가 하면 그것도 딱히...구시대적 개그요소 등도 마징가를 보고 자란 세대들이 이걸 보고 웃겨할까...? 라는 생각이 들었고, 진지하고 현실적인 신세대적 테이스트를 충족.. 2018. 7. 3.
도쿄 구울 (+ :Re) (만화판) (東京喰種 トーキョーグール) 한 2~3일간 미친듯이 독파한 도쿄 구울. 몇년 전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그다지 땡기지 않았는데, 어쩐 일인지 한번 보자는 생각이 들어서 읽어보았다. 애니메이션 2기가 망(...)이라는 이야기를 보고 만화 버전으로. - 굉장히 오랫동안 연재중인데, 처음 연재 당시에 어디까지 내다보고 시작했을지가 궁금하다. '드래곤볼'처럼 깔끔하게 보여지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엄청난 수의 떡밥이 항상 뿌려지고 있었고, 동시에 분명 여기까지 처음부터 키울 생각은 아니었던 것 같은 느낌이 공존한다. 어쩌면 전체 이야기의 틀이나 스케일은 어느정도 구상과 비슷하지만 디테일적인 측면에서 방향을 몇번 바꾼 것 아닐까 싶은데... 어찌 되었든 이번에 리제와의 다툼이 끝나면 종결되지 않을까 싶다. 수미상관을 맞추는 유종의 미까지 넘어.. 2018. 2. 28.
목소리의 형태 (聲の形 ) 소통의 단절과 인간의 불온전함 생각보다도 더 다크한 전개에 상당히 놀랐다. 모 평론가가 「릴리 슈슈의 모든 것」을 언급한 대목에 고개가 끄덕여졌는데, 압도적인 '소외'의 느낌과 주변 세계의 '불완전함'이 자아내는 분위기가 상당히 흡사하다. 특히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어지간한 실사 영화보다도 어떤 면에서는 현실적인, 등장인물들의 불완전한 사람됨이다. 살면서 사람들을 만나다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느낌을 받는 것 처럼, 반장 캐릭터인 카와이 미키나 소꿉친구 우에노 나오카를 비롯해서 거의 모든 등장인물들이 여타 애니메이션에서는 보기 힘든 비(非) 전형성을 띈다. '고퀄리티 작화로 그려진 쿄애니의 귀염귀염한 캐릭터들을 이렇게...?;;' 라는 당혹감이 있었다. '애니메이션'이란 포맷을 생.. 2018. 2. 24.
ReLIFE / 리라이프 (TVA) 인간이 갖추어야 할 것은 무엇인가웹툰 원작다운 캐주얼한 느낌이 잘 살아있다. 꽉 차 있으면서 시원시원한 색감은 좋지만, 내용 면에서는 약간 가벼운 느낌도 있다. 개그감이라던지, 나이에 대한 리액션이라던지, 조금은 과장된 느낌이고... 사운드 역시도 선명해서 나쁘진 않지만, 약간 선이 굵고 단순한 느낌이라, 특히 배경음악의 똥똥거리는 느낌은 귀에 거슬린다.제대로 된 이야기 전개는 뒤쪽으로 넘어가면서부터 들어가지만, 그 전까지는 무난히 즐길 수 있으면서도 약간 아리송한 느낌이 꽤 있었다. 너무 대놓고 교훈적인거 아닌가, 감각이 청소년 위주인거 같은데 굳이 이런 소재가 필요했는가, 등등.그러나 짚을 부분들은 확실하게 짚고 있고, 소재에 관해서는 단순히 연애노선 때문만이 아니라 모바일기기에 익숙해져서 소통장애에.. 2018. 1. 27.
쇼와 겐로쿠 라쿠고 심중 (1기) 거창한 몸짓 없이 목소리 연기로 스토리의 전달을 살리는 '라쿠고'라는 장르의 특성을 살펴보니, 과연 성우들이 달려들만 하겠다 싶다. '쇼와 겐로쿠 심중'에는 장인들의 예술혼이 불타오른다. 이런 전통적이고 격식있는 주제에는 흔히 보이는 반응이긴 하지만, 시청자로서는 반가운 일이다.무대 배경 역시도 라쿠고, 나아가 전통문화가 흥망의 전환점을 맞이하던 세계 2차대전 전후로 이뤄지다 보니 역시 구수한 재즈가 사운드트랙의 주를 차지한다. 주제가도 시이나 링고 특유의 묘한 감성과 하야시바라 메구미의 보컬이 합쳐져 굉장히 매력적이고.어느 정도 이 작품에 대한 이미지를 잡고 싶다면... 보면서 이것저것 생각나는 작품들을 적어보았는데, '언덕길의 아폴론'이나 '붉은 돼지'가 조금 떠오르기도 하였고, 영화로는 '황색 눈물.. 2017. 12. 26.
울려라! 유포니엄 2 (響け!ユーフォニアム 2) 쿠미코의 아스카 센빠이 관찰기근래에 본 작품 중에 손꼽을만한 작품이었던 '울려라! 유포니엄'의 후속편. 1기에서는 1권 분량 만을 다뤘었기 때문에, '울려라! 유포니엄'은 애초에 1+2기가 하나의 완성품이라고 봐도 좋을 것 같다.초반의 굼뜬(?) 느낌은 여전해서, 처음에는 '아아... 이거 잘못하면 재미 없겠는데' 싶다가도, 역시 뒤쪽으로 갈수록 몰입도가 대단하다. 1쿨임에도 마치 2쿨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밀도가 높지만, 서두르고 있다는 인상은 주지 않을 정도로 짜임새는 탄탄하다. (대신 개연성 부분에서 약간 어색할 때가 있지만... 애니메이션이니까 넘어갈 수 있는 수준이다.)초반의 지루함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는데, 우선적으로는 '울려라! 유포니엄' 특유의, 실사드라마 같은 분위기에 녹아드는데 시간이 .. 2017. 10. 31.